202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나간 건 지나간 대로 흘려 보내고, 새롭게 다가올 날들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심어 본다. 돌아보면 필자는 거의 매년 연말을 북한·중국·러시아 국경에서 보냈다. 새해를 맞는 북녘의 모습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곳에 설 수 없었다. 중국은 북·중 국경에서의 촬영을 반간첩법을 적용해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최근 북·러 간 밀착으로 자국 내에서 한국 사람의 북한 주민(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접촉이나 북·러 국경 접근을 막고 있다.
결국 필자가 발길을 돌린 곳은 서해 연평도다. 연평도에서 북한 해주시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40㎞ 정도다. 김정은이 직접 군부대를 현지지도 했다는 장재도라는 섬은 지척이다. 북한은 공식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장재도 부대에 왔다 간 이후 군인 가족들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관한 내용으로 선전 영상을 만들었다.
작은 목선을 타고 최전방 섬을 방문한 김정은을 보며 군인들은 물론 아기를 업은 여성들까지 한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김정은 만세를 외치는 장면이다. 그들의 선전은 말 그대로 거짓과 허무한 선전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한 해의 끝자락에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녘의 모습에선 그야말로 궁핍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바닷가에 나와 작업을 하는 목선은 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초라했다. 연평도 해안은 그동안 북한 쓰레기를 찾기 위해 수없이 방문했지만, 이번처럼 조업 중인 여러 대의 북한 목선을 본 것은 처음이다.
연평도 주변 해역은 황금어장으로 북방한계선(NLL)을 기점으로 중국 어선이 점령하다시피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그 해역에 북한 어선은 나오지도 못한 채 겨우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 작업할 뿐이다. 그리고 섬 곳곳에 설치한 해안포는 우리를 향해 열려 있다. 드넓은 바다에 마음껏 나갈 수조차 없는 감시와 통제가 바로 북한 어촌 마을의 현실이다.
인민의 낙원이라 선전하지만 정작 인민의 낙원에 인민이 없다. 연말연시가 되면 해넘이와 해맞이를 위해 바닷가 마을에 관광객이 넘쳐나는 우리의 일상을 돌아본다. 자유를 빼앗긴 북녘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얼마나 다른 모습인가.
동력장치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작은 목선에 생존을 건 그들의 삶에도 새해에는 꼭 자유와 인권이 깃들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연평도 해안가에 설치된 철문이 열리는 날, 그들도 필시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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