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美 차기 정부 출범 앞두고 눈치보기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뤼터 사무총장, 우크라 지원사령부 방문·기자회견 돌연 취소
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에 러시아 역사 트라우마 이해한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9 16:44:50

▲ 지난달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서발칸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방 지도자들은 모일 때마다 우크라 지원 지속을 외치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다. AFP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일명 ‘우크라이나 지원 사령부’ 방문 및 회견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독일 중부 헤센주 비스바덴 미군 기지에 새로 들어선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 담당기구’(NSATU)에서 가지기로 한 뤼터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이 취소됐다고 8일 저녁 알렸다. 보도자료를 통한 일정 공지 7시간 만이었다.

이런 이례적 상황에 대해 나토 당국자는 그저 “외부 일정 변경에 따른 연기”라며, 뤼터 사무총장이 같은 날 오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만 참석한다고 밝혔다. UDCG 회의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사무총장의 짤막한 모두발언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질의응답에 응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UDCG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주도로 약 50개국이 참여해 온 우크라이나 지원 공조를 위한 비공식 협의체다.

이번 UDCG 회의는 바이든 임기 내 마지막 회의로, 트럼프2기 출범 이후 나토 NSATU가 대(對)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조율·통제권을 넘겨받는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근본적인 회의감을 표출해 온 트럼프의 집권에 대비한 조처지만, 애당초 유명무실한 UDCG가 NSATU로 넘어간다 해서 달라질 전망은 적어 보인다.

뤼터 사무총장이 작년 10월 NSATU 준비 과정에서 비스바덴을 한 차례 방문했으나 이번엔 NSATU 전면 가동 이후 첫 공식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일각에선 갑작스러운 일정 취소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 집중될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19일 이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최근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적 내지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단언할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그린란드를 차지하고자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도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해 보도한 주요 외신들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트럼프는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인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를 5％로 올려야 한다는 촉구와 ‘조기 종전’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날 특히 우크라이나 측 휴전 조건인 나토 가입에 대해 “(러시아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체제에서 유지된 나토 기조와 정반대 주장이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19세기 나폴레옹전쟁과 20세기 독·소전 당시 서방의 침공으로 큰 피해를 입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의 나토 가입이 왜 실존적 위협일지 인정했다면 3년째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은 피할 수 있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