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º
습도 30%
)
한국 경제가 성장 부진에 빠졌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안에 따라 소비·건설 등 내수 부진이 심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간 성장률도 2%를 기록하며 두 달 전 전망치를 0.2%p 밑돌았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1% 늘어났다. 3분기(0.1%)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0.1% 성장률에 머물렀다. 2개월 전 한은이 예상했던 성장률(0.5%)과 비교해서는 5분의 1 수준이었다.
내수 부진이 둔화세를 주도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들며 전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작년 2분기부터 세 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신발 등)와 서비스(의료·교육 등)를 중심으로 0.2% 증가했으나 그 폭은 3분기(0.5%)를 크게 하회했다. 설비투자도 전분기(6.5%)보다 크게 줄어든 1.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을 중심으로 0.5%,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0.3% 늘어났다.
경제활동도 비슷했다. 건설업이 건물건설·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들면서 3.5% 감소했다. 3분기(-1.4%)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농림어업(-3.9%)은 재배업 등을 중심으로, 전기가스수도사업(-2.9%)은 가스·증기 등을 중심으로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정보통신업 등에 힘입어 0.3% 증가했으나 그 중 도소매·숙박음식업(-0.2%)은 감소세를 보였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내수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심리 약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약화된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다”며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전분기 –0.8%p에서 0.1%p로 전환했으나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8%p에서 0.0%p로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1%로 주춤하면서 연간 GDP 성장률도 2.0%에 머물렀다. 전년 성장률(1.4%)보다는 높으나 두 달 전인 작년 11월 한은이 예상한 2.2%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1.1%로 늘어나며 전년(1.8%)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고 건설투자는 –2.7%를 기록하며 1년 전 1.5%에서 감소 전환했다. 정부소비(1.7%)·설비투자(1.8%)·수출(6.9%)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경제활동별로도 비슷했다. 서비스업은 2.1%에서 1.6%로 증가 폭이 줄었고 1년 전 3.1%였던 건설업은 –2.6%로 급락했다. 제조업은 1.7%에서 4.0%로 증가 폭을 확대했다.
신승철 국장은 “지난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중심으로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IT 수요 확대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높은 성장을 나타냈다”며 “내수 기여도는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전년도 1.4%p에서 0.2%p로 축소됐고 순수출의 기여도는 수출을 중심으로 전년도 0.0%p에서 1.8%p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은 4분기 6.0%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0.1%)을 크게 상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교역조건이 전년 대비 개선됨에 따라 실질 GNI 증가율은 3.9% 늘어났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