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을 대표하는 한 단어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 ‘지방 발전 20승 10정책’을 들 수 있다. 노동신문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지방 공업공장 준공식 관련 소식을 다룬다. 김정은은 작년 12월21일에는 성천군을 방문하고, 1월8일에는 재령군 준공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였다. 매년 20개 시·군을 10년 동안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작년 2월부터 착공이 시작되었으니 최소한 다음 달까지 준공식은 이어질 것이다.
준공식 소식과 함께 김정은의 애민주의와 관련한 선전선동이 더욱 강화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북한이 지금까지 준공식을 했다며 자랑하는 공장을 보면 된장·단물·빵·과자·비누 등 생필품을 만드는 곳들이다.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시설과 설비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인민 생활 향상’을 외치며 김정은의 성과를 자랑하는 선전 영상을 보면 볼수록 북한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이 얼마나 극에 달해 있는지 알게 되어 마음이 착잡하다.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구호는 북한에서 공장 건물에 내거는 표어다. 북한·중국 국경에서 압록강 건너 바라본 북한 건물에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구호가 크게 내걸린 것이 보였다. 그 건물 옆에는 똑같은 크기로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게 보였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그렇게 몇 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또 다른 공장을 세우는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고 정말 아연실색했다. 그건 다름 아닌 ‘위대한 주체사상 만세’라는 문구를 쓴 선전판이었다. 선전용 상징물을 공장보다 더 크게 지으면서 인민을 위한다는 말은 그 자체가 이미 모순이다.
인민을 강조하지만 정작 인민의 낙원에 인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라고 주체사상을 외쳐대지만 정작 자신의 삶을 결정짓는 건 자신이 아니라 수령이다. 그리고 그 수령을 위한 노예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도 저곳을 지상낙원으로 여기며 따르는 무리가 있다니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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