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채무불이행 자영업자 35%↑… 고금리·내수부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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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자영업자 채무불이행 급증세… 60대 이상 52%↑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6 11:56:37

고금리 상황에 내수 부진까지 장기화되면서 작년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의 경우 빚 증가 속도가 더욱 빨랐다. 이런 배경에 채무불이행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도 30조 원을 돌파했다.

16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이인영(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122조79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19억 원(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개인사업자 중에서 금융기관에 진 빚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은 15만506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4명(3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진 빚은 30조7248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30%(7조804억 원) 늘어 30조 원을 돌파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금리·내수 부진 등이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만에 최대폭 감소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손님들이 100%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치솟자 그동안 빚이 많아진 자영업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폐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층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작년 말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372조49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조7303억 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1조9030억 원)·30대(-6조4589억 원)·40대(-12조9124억 원)·50대(-2조6843억 원) 등 다른 연령대에서 대출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규모가 늘면서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이들의 대출 잔액도 다른 연령대보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1년 사이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2만795명에서 3만1689명으로 52.4% 늘어 다른 연령대의 증가세를 압도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 역시 1년 새 5조1840억 원에서 7조8920억 원으로 52.2%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내수부진 속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다고 보고 은행권을 통한 금융지원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올해 연체나 폐업 위기 등 자영업자 25만 명에게 연간 7000억 원·3년간 2조 원 안팎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작년 말 발표한 바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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