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법조인 김재규 영웅화… ‘박정희 암살’ 정당화 나서나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법조

이미선 등 7명 청구 재심 결정… 내란목적 살인혐의 다시 판단
尹대통령 구속된 시점에 재심… 일각 “암살 위험에 몰릴 수도”

이여진 편집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6 18:01:01

▲ 1979년 10·26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의 현장 검증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1979년 10월26일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였던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980년 5월 사형이 집행됐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김재규 사건에 대한 재심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021년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비롯한 7명의 변호사(이상희·김수정 법무법인 ‘지향’)·이영기(법무법인 ‘자연’)·조영선·이정일·이혜선(법무법인 ‘동화’)는 김재규가 고문을 당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다. 이들은 또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2024년 12월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국무총리에게 내란특검법 공포 및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송미경·김슬기 부장판사)가 2025년 2월 19일 김재규 사건의 재심을 결정하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김재규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정당화하고 영웅화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시도가 사기 탄핵으로 수감된 윤 대통령의 신변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 7명의 변호사는 2021년 국가를 상대로 민주화유공자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대법관으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흥구·노정희가 참여했다. 우리법연구회의 뿌리가 1978년경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모의했던 광주제일고 동문들과 연결된 만큼, 이번 김재규 재심도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미화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5·18 민주유공자에는 무기고 습격·문화원 방화·경찰 압사 등의 사건 가담자들도 포함된 바 있어 민주화유공자법이 살인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지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민청학련 사건 또한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을 폐지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운동으로 미화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유공자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

5·18기념재단을 설립한 윤한봉은 과거 1976·1977년쯤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추진하며 폭발물을 준비했던 사실을 자술한 바 있다. 윤한봉의 매제 박형선(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주범)과 정상용(국회의원·강제입영) 등이 암살 첩보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됐다가 풀려난 사건도 있었다. 윤한봉은 1979년 10월26일 이후 김재규와 광주 운동권이 동맹관계였으며, 김재규의 박정희 암살이 없었다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0.26 사건’과 관련해 김재규의 사진을 그의 출신 부대에 다시 걸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김재규의 신원 회복을 추진한 정황도 확인된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단순한 역사 재해석을 넘어 특정 정치 세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현 정부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여진 편집위원 기자 lyj@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