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이는 野… 韓 선고에 崔 탄핵 실효성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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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先 선고로 尹 선고 지연되자 발 동동
崔 탄핵했지만 韓 복귀 시에는 도로아미타불
野 내에서도 피로감↑… “의정 생활서 처음”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3 13:33:01

▲ 이재명(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2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이재명’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先) 선고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실효성 의문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게 아닌데”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민주당은 24일부터 신속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헌법재판소에 요구하는 결의안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전원위원회 추진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헌재가 헌법 수호 책무를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전원회의와 관련해서는 국회의장실에 의견을 전달했고 내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은 12.3 내란 사태 발발 111일째,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00일째, 헌재가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27일째 되는 날”이라며 “헌재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헌재는 당장 25일에라도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길 촉구한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일인 26일에 앞서 윤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이 대표 대선 가도를 원활히 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2심에서도 1심 선고가 유지될 경우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사퇴 요구 등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헌재가 한 총리 선고를 먼저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윤 대통령 선고는 기약 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3말4초 선고설’까지 나온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4일 결의안 및 전원위원회 추진으로 출로를 찾고자 하지만 헌재가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지연 배경에는 헌법재판관들의 팽팽한 이견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 찬성 재판관이 여섯 명이 안 될 것으로 추측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려면 재판관 여섯 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정치 편향 의혹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으로 헌재 내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 연기로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 등 야5당은 21일 최 대행 탄핵소추안 공동 발의로 대응했으나 24일 한 총리가 탄핵 기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한다면 최 대행 탄핵은 의미가 사라진다.

민주당은 도리어 ‘탄핵 전문당’ ‘탄핵 제조당’ 등 오명만 더 커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최 대행 탄핵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30번째 탄핵이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세계 최초·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정당이다. 임기 3년이 안 된 정부에서 30번 탄핵이 발의된 건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최초”라며 “민주당은 세계 최초의 탄핵 전문성을 갖고 있다. 탄핵소추 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면 불티가 났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 지도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진다.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진행한 국회~광화문 도보 행진을 두고 “의정생활 중 도보로 마포대교를 건넌 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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