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미국 로비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경영권 분쟁의 승리를 위해 미국 정치권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25일 미국 로비활동 공개(LDA)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용한 로비 회사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는 2024년 2월22일 고려아연을 처음으로 고객으로 등록한 후 4월10일·7월17일·10월9일·2025년 1월21일에 각각 25만 달러씩을 로비자금으로 썼다.
특정 로비 이슈에는 ‘중요 광물·재활용·청정 에너지 보조금 관련 문제’라고만 적혀 있었으며 해당 로비자금이 어떤 구체적인 이유로 어느 정치인에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기재돼 있지 않았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영풍 MBK파트너스(MBK)는 이에 대해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위해 회사의 돈으로 정치권에 로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로비자금 100만 달러의 절반인 50만 달러가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이루어지던 2024년 10월9일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직전 시점인 25년 1월21일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다고 강조했다.
2024년 에릭 스완웰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국 광물 공급망을 이유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 국무부에 보낸 것을 비롯해 중국으로의 고려아연 기술 유출 가능성 등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빈 웨버 전직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퍼블릭 어페이스 파트너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주장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머큐리 퍼블릭 어페이스와 계약을 맺은 것은 2023년 12월이며 연간 계약에 따라 분기별로 25만 달러의 자문 및 컨설팅 비용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 10개월 전이며 경영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분기별로 집행된 비용이 경영권 분쟁 시기와 겹치는 부분만을 교묘하게 부각해 허위 사실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계약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순환 사업을 비롯해 니켈 등 2차전지 소재와 포트폴리오 제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연방 정부와 싱크탱크의 동향 파악과 컨설팅을 목적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국무부가 공식 서한을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시도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지적하며 영풍·MBK가 중국 등 해외 매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치권의 중국 기술 유출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28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아니면말고식 의혹 제기와 허위사실 유포로 당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고 있다”며 “당사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민·형사를 가리지 않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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