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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의 멸망은 중국 한나라 한사군의 설치로 이어졌고, 대한제국의 멸망 이후에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다. 공교롭게도 둘 다 다른 나라에 의해 나라가 망하면서 멸망과 건국 사이에 단절이 있었다. 그러나 나라가 멸망하면 그것으로 끝일까?
신간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망한 나라를 되찾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백제가 멸망한 뒤 백제 부흥 운동이 있었고,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는 고구려 부흥 운동이 있었고, 대한제국이 멸망한 뒤에는 대한 부흥 운동이 있었다.
한국사를 아무리 공부해도 흐름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나라별로 역사를 분리해서 배웠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포함한 거의 모든 역사책이 고조선의 건국과 멸망, 고구려의 건국과 멸망 순으로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전한 뒤 다음 나라로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고조선이 멸망한 뒤 남은 백성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펼친 부흥 운동과, 그것에 힘입어 고구려의 건국으로 이어진 ‘계승의 역사’를 바라보지 못하도록 만든다.
고조선의 역사와 고구려의 역사가 마치 단절된 듯한 인상까지 주며 우리나라 역사의 핵심인 ‘연속성’을 놓치게끔 한다. 그러나 저자는 5000년 한국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단절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책은 바로 이 연속성에 주목하며 계승의 역사를 낱낱이 파헤친다. 최초의 나라 고조선이 멸망한 이래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 대한제국을 지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하나의 역사다. 책은 반만년 역사의 멸망과 건국 사이의 결정적 장면들을 알기 쉽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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