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이어 압구정 격돌… 삼성물산 vs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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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4000억 규모 압구정 2구역 정비사업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11:35:30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자존심을 걸고 다시 맞붙는다. 한남4구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두 건설사가 이번에는 강남권 재건축의 ‘황금알’로 불리는 압구정 2구역을 두고 전면전에 나섰다.

압구정 2구역은 강남 최고 입지에 2600가구, 최고 250m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가 계획된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삼성은 홍보관 개관, 현대는 상표 등록 등 양측 모두 총력전에 돌입하면서 수주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압구정 2구역은 강남 최고 입지에 자리잡은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지로 2600여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사업비만 2조4000억 원대로 추산되며 최고 250m(65~70층) 높이의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압구정 일대 6개 구역 중 가장 먼저 서울시 정비계획 고시를 완료한 곳으로 6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조합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역 인근에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하며 수주전에 본격 돌입했다. 이 홍보관은 삼성물산의 대표 주거모델인 ‘넥스트홈’, 층간소음 저감 기술, 초고층 시공 실적 등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삼성물산은 UAE의 부르즈 할리파(828m), 말레이시아의 메르데카 118(679m) 등 세계 최고층 빌딩을 시공한 경험을 강조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워 압구정 2구역의 새로운 상징성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 S.라운지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 공간을 넘어 지역의 품격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상징 공간”이라며 “글로벌 랜드마크에 걸맞은 청사진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압구정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현대건설도 반격에 나섰다. 최근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현대’라는 명칭을 한글과 한자 모두 상표 출원하며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과거 압구정 1~3차 아파트를 직접 시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의 강한 브랜드 충성도를 겨냥한 전략이다. 이미 전담 조직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하고 도시정비 전문가들로 대응력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과거 시공 단지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현대건설이 압구정의 정통성과 상징성을 무기로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했다.

압구정 2구역은 단순한 아파트 재건축을 넘어 미래형 도시 정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고 250m 높이의 타워형 건물은 압구정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게 될 전망이며 너비 8m의 공공 보행로와 입체보행교, 완충녹지 조성 등도 포함됐다.

담장을 없애고 주민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대거 도입된다.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돌봄센터, 작은도서관 등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로 조성된다.

업계는 압구정 2구역의 상징성과 입지, 설계 모두를 감안할 때 한남4구역을 넘어서는 ‘정비사업 최대어’로 평가하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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