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휘말린 서울시 중구의회… 지방의회도 ‘탄핵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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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무소속, 행정사무조사 안건 상정 거부 이유로 소재권 의장 불신임 강행
소재권 “의회가 정쟁에만 몰두… 중구민 복리 증진은 뒷전”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7 16:00:37

▲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의회 제29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신임 의장 선출을 위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중구의회 영상회의록 캡처

서울시 중구의회가 소재권 의장(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임안을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상정·통과시키며 지방의회까지 ‘정쟁성 탄핵’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중구의회는 7일 오전 제294회 제1차 본회의에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관련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점을 사유로 국민의힘 소재권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발의했다. 표결 결과 재적의원 9명 중 과반이 찬성해 지난해 7월 의장에 선출된 소재권 의장은 9개월여 만에 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불신임은 소재권 의장이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를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점이 쟁점이 됐다.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이러한 안건 누락이 의장의 직무 태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불신임을 추진했다.

지방자치법은 의장이 ‘법령 위반’ 또는 ‘정당한 사유 없는 직무 태만’에 해당할 경우에만 불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 조항이 자의적으로 적용되며 불신임 제도의 정치적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재권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표적성 불신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안건 중 일부는 이미 시정이 완료됐거나 수사의뢰 대상이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이 포함된 경우”라며 “불출석 과태료 부과 건 역시 정당한 사유서가 제출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장으로서 집행부와의 관계 악화를 피하고자 충분한 협의와 조율을 진행 중이었으며 본회의 상정은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식 입장문에서도 그는 “이번 불신임안은 일부 의원들이 과반을 앞세워 의회를 장악하려는 정치적 기획”이라며 “중구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을 중재하며 의정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불합리한 요구를 거절한 것이 불신임 사유가 된 점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중구 의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주민 삶을 위한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며 “정치적 탄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구의회는 같은 날 오후 2시 의장 보궐선거를 실시해 민주당 윤판오 의원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재적 9명 중 소재권 의원을 제외한 8명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된 투표에서 윤 의원이 7표·소재권 의원이 1표를 각각 얻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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