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중단은 위법” vs “그린 뉴딜은 녹색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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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17개州, 정부에 소송… 대부분 민주당 지역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8 18:33:1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 도착한 후 영접나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강력한 민주당 지역인 캘리포니아가 이번 소송을 이끄는 모양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지원 보조금 중단에 반발해 캘리포니아주 등 17개 주(州)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입안돼 의회 승인을 거친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충전 인프라 확대 보조금'(NEVI) 프로그램을 트럼프 정부가 중단한 게 위법적인 조치라는 주장이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다른 16개 주 법무장관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본타 장관은 성명에서 "의회의 초당적인 승인을 받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공해를 줄이고 청정 차량 접근성을 확대하며 수천 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연방도로청(FHWA)이 NEVI 프로그램 실행을 좌절시킬 지침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지침은 모든 주별 전기차 인프라 건설 계획과 연방 자금 배분을 중단시켰다"며 "특히 캘리포니아에선 연방도로청의 불법적 조치가 주에 3억 달러(약 42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했다.

또 본타 장관은 "의회가 승인한 자금을 대통령 자신이 싫어하는 프로그램에 배정하지 않기 위해 헌법 위반 시도를 지속한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수십억 달러 예산을 삭감해 그의 친구들인 대형 석유기업 주머니를 채우려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의 한 사람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나섰다. 그는 "미국이 후퇴하면 중국이 승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적인 전기차 인프라 자금 삭감은 중국에 주는 트럼프의 또 다른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잔디에서 테슬라를 홍보하는 대신, 법을 준수함으로써 이 초당적인 자금을 풀어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과 이 나라를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자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머스크를 굳이 거명한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그린 뉴딜을 '녹색 사기'로 비난해 왔다. 각종 친환경 아젠다가 사실상 좌파의 정치적 의도 아래 기업을 힘들게 하며 반(反)자본주의 정서를 고양시킨다는 입장의 연장선이다. 기후변화 영향 등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도 나온 지 오래다. 1월 취임 첫날 발령한 '미국 에너지 해방' 행정명령에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폐기를 명시했다.

NEVI 프로그램이란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2년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기차 지원 정책이다. 50억달러 규모의 연방 고속도로 충전소 지원금과 25억달러 규모의 지역 커뮤니티 시설 충전소 지원금 등으로 구성됐다. 주 정부는 교통부에 지원금 사용 계획을 제출한 뒤 승인을 받으면 충전소를 건설할 수 있게 돼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이번 소송엔 워싱턴주·콜로라도주·애리조나주·델라웨어주·하와이주·일리노이주·메릴랜드주·미네소타주·뉴저지주·뉴멕시코주·뉴욕주·오리건주·로드아일랜드주·위스콘신주·버몬트주·워싱턴DC 법무부가 참여했다. 민주당 강세 내지 우세 지역들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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