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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주요 재판 선고 기일이 법원 결정으로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중립성 훼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이 후보 측이 전날(7일) 재판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압박성 메시지를 낸 직후, 이 같은 결정이 나와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법조계에서는 초유의 정치권에서의 사법부 탄압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전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기존 5월 15일에서 6월 18일로 연기하면서, 이 대표 관련 주요 재판들이 일제히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이 후보 측이 헌법 제116조의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 보장’과 공직선거법 제11조의 ‘대선 후보자의 체포·구속 제한’ 규정을 근거로 공판기일 변경을 신청하자, 재판부가 이를 약 1시간 만에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 보장’과 ‘재판의 공정성 논란 해소’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례적으로 신속한 결정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전날 민주당과 이 후보가 재판 과정에 대한 불만과 사법부의 공정성 촉구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은 점이 논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사법부가 정치권의 외압에 굴복했다’, ‘대한민국 삼권분립 원칙이 무너졌다’는 격앙된 비판까지 나왔다. 사실상 법원이 정치적 고려로 재판 일정을 조정한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는 우려다.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결정이 향후 다른 정치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식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 법원의 공식 해명은 추가로 나오지 않은 가운데,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이 사법부를 압박해서 재판 기일을 미루는 일은 과거에 본 적이 없었다며, 군사정권 시절 집권 세력의 눈치를 봤던 적은 있어도 입법 권력에 휘둘리는 모습은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판사 출신 법조인은 “통상적으로 판사들은 재판 자체가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매우 신중하게 행동하고, 외부 압력에 대해선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처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정치권이 압박을 가하고, 곧바로 재판 일정이 조정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 담당 판사가 바뀐 후 의도적으로 지연된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책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부가 사법부의 판결에 이와 같은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건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대법원의 이례적 신속 판결과 공판기일 지정에 앞서 이번 재판 선고 기일 변경 사태의 원인은 ‘1심 재판 지연과 판결’이 가장 결정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2년2개월 만에 1심 선고를 내린 1심 재판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서초동 법조인은 “30회가 넘는 공판기일 진행 및 기일 연기를 1심 재판부는 이유도 없이 끌려다녔으며 선거법상 신속 재판 원칙에도 불구하고 1심의 판결이 늦어졌다”며 “항소심에서 뒤집힌 결론이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히는 등, 1, 2심 재판부가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렸다면 대법원의 이례적 판결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는 반복적인 기일 연기와 출석 미루기 등과 재판부의 소극적 진행이 맞물려 법원이 기준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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