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 기지를 자국 본토 관할로… 中·러 접근에 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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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때부터 매입 의사 표명 등 전략 가치 주목
“미국이 현지 주민들 돌볼 것”… 덴마크 달래기 관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1 17:48:27

▲ 3월28일 그린란드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미 영토 편입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는 행보였다. AF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덴마크 자치령) 기지를 유럽사령부에서 북부사령부로의 이관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CNN 방송이 관련 소식통 3명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한 이 소식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자국 본토 관할 하에 두겠다는 뜻이며 영토 편입을 향한 행보의 일부로 해석된다. 영토 편입이란 간단치 않을 과정이지만 트럼프의 언행이 선점 효과를 초래해 사실상 중국·러시아의 진출 의욕과 실행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얻으면 미 대륙을 향해 접근하는 모든 적대적 항공기 활동의 방어가 가능하다. 따라서 트럼프의 지정학적 판단을 ‘영토 야욕’으로만 몰아가는 국내외 주류 언론 보도엔 편향성이 엿보인다. 트럼프는 집권1기였던 2019년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한 바 있으며, 2024년 대선 승리 직후부터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 희망을 여러 차례 공개 표명했다. 이런 발언 자체가 지구촌 경쟁자들을 향한, 특히 세계 패권 의욕이 분명한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일 수 있다. 중국이 점해 온 희토류 절대강자 위치를 흔들 수 있다는 점 또한 그린란드 확보의 의미다.

덴마크가 유럽사령부 관할로 남을 예정이므로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분리한다는 상징성이 뚜렷해졌다. 이에 더해 트럼프가 4일 NBC방송에서 그린란드 관심을 거듭 천명했다. “우린 그린란드를 매우 절실히 필요로 한다”며 “미국이 그린란드 주민들을 돌볼 것”이라고 다짐한 것이다. 심지어 ‘그린란드 무력점령 배제’ 여부를 묻자 “아무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답변이었다. 미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평가보고서에선 중국·러시아 등의 영향력 확대 모색과 관련해 그린란드 언급이 네차례나 있었다.

다만 덴마크 측의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린란드가 북미 대륙의 일부이므로 북부사령부 산하로 들어가는 게 애당초 자연스러운 이치 같지만, 14세기 이래 덴마크 지배 하에 있었고(1979년 자치령) 정치·문화적 문맥상 유럽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이 이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 6일 트럼프가 정보당국에 그린란드 독립 추진 동향 등에 관한 첩보활동 강화를 지시했다는 미 언론 보도 이튿날,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이 덴마크 주재 미 대사 초치 계획을 밝혔다.

북부사령부란 미군의 육군·해군·공군·해병대 북부사령부를 총괄하는 권역별 미국 통합전투사령부를 말한다. 주로 미 영토 보호를 담당하며 현재 남부 국경 태스크포스(TF)와 동일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린란드 내 군사 작전권이 아직 유럽사령부 쪽에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당국자가 이번 관할 이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몇 가지를 강조했다. 북극권 진출을 둘러싸고 러시아·중국과 경쟁하는 주요 전초기지가 그린란드라는 점, 중유럽에 위치한 유럽사령부와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그린란드 기지 중요성이 간과될 우려가 컸다는 점 등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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