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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 경제는 지금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중고’에 ‘트럼프 관세 폭탄’ 등으로 최악의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1%p 하향한 1%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다.
이제 첫발을 뗀 새 정부의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이 주목된다. 기업 친화적 인사가 눈에 띈다. 기업인 출신 장관의 대거 발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이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차례로 낙점했다.
우호적 경제살리기 환경 조성으로 자본주의의 상징인 주식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이 취임하면 주가지수가 3000을 넘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실제로 근래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연달아 넘기면서 정권 초반의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과제가 적잖다. 복합 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빠른 시일 안에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로 혁신되기 위해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 글로벌시대 우리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해외 유수의 기업들을 유치하려면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게 급선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친(親)노조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우려된다. 예컨대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도 시행될 경우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 수단이 너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노동조합법은 노사 합의를 통해 기업이 자율성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게 온당하다. 특히 상법 개정안은 소액 주주의 이익을 위하되 기업 현실을 고려해 급격한 개정은 경계해야 한다. 경영의 기본적 생태계마저 붕괴될 우려가 있기에 기업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길 당부한다.
재정건전성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안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적극적인 국가 재정 개입을 강조해 30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추경은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까지 집행되면 올해 총지출 규모는 702조 원으로 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세 수입 예상액이 660조 원이므로 세수 차질만 40조 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54.5%로 전망됐다.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기축통화국 11개국의 평균치(54.3%)를 처음으로 넘어서게 된다. 과도한 나랏빚은 물가 급등과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통상 출범 10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가졌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대폭 앞당겼다. 국민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라서 긍정 평가된다.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취임준비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정부가 국정 공백을 하루라도 빨리 메꾸겠다는 의지에서 ‘인사·추경·특검’에서 ‘속도전’을 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가감 없는 민심의 목소리를 듣고 안정적 국정 청사진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 국민이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사분오열되고 힘든 민생 현실에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건설해 달라는 바람에서다. 총체적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닥에서부터 틀을 다시 짜서 새 역사를 시작하라는 기대감의 표출이다. 따라서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란 제하의 타운홀 방식 대통령 첫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무엇보다 사회 통합과 경제 회생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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