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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이라도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Tri-CHOD)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질서가 중대한 변곡점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김명수 합참의장과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통합막료장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3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역내 안보환경을 평가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일 합참의장 대면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2023년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로,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3국의 군 수뇌부가 대한민국 땅에서 삼각형 형태로 마주 앉은 모습은 그 자체로 안보 협력의 진화를 보여주는 ‘장면 정치’였다.
안보가에서는 Tri-CHOD 회의는 단지 안보 협력의 형식적 자리 이상으로 북한의 위협, 중국의 확장, 미·중 경쟁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한미일이 선택한 것은 ‘정례화’된 삼각 안보 연대이며, ‘함께 싸워 이길 준비’가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인태지역 및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3국 협력의 지속적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늘 회의를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며 발언을 마쳤다. 미국 합참의장 찰스 케인 대장 역시 발언에서 “우리 세 나라가 오늘 밤이라도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강한 안보 공동체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2014년 하와이에서 열린 첫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를 회고하며 “그날 우리는 파트너십이 단순한 역량 구축을 넘어 책임을 공유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미래를 그렸다”고 말했다.
케인 의장은 특히 북한과 중국을 언급하며 “두 나라는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통해 자국의 안보 어젠다를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한 결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술 수준부터 고위급까지 모든 차원에서 데이터를 공유하고, 함께 배우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막료장도 세 가지 목표를 분명히 제시했다. 첫째,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방위협력의 제도화, 둘째,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억제력 강화, 셋째, 복잡·불확실해지는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 속에서 한미일 협력을 지역 평화의 핵심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요시다 대장은 “이번 회의를 그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각국의 지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요시다 대장이 15년 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양국 군사 협력의 상징적인 진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이번 회의에 이드 외에도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파파로 후임),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브런슨 후임), 스티브 조스트 주일미군사령관 등이 함께했다. 명실상부한 3국 군사 외교의 ‘풀셋 회담’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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