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당신이 잠든 사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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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옥 논설실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1 00:02:40

“어떤 직업은 완전히,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ChatGPT 창조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던진 이 한마디에 전 세계가 긴장했다.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으로 올트먼이 지목한 타깃은 고객상담원이다.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업무는 훨씬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인공지능(AI)이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당신이 어제 통화한 그 친절한 목소리, 사실 AI였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당신의 직업도 이미 AI의 레이더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포럼(WEF) 발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9200만 개 일자리가 증발한다. 미국 IBM은 이미 2023년에 업무지원 인력 30%를 AI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이 인간을 AI로 교체하는 비율은 올해 말에 38%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신과는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AI는 이미 대부분 의사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프로그래머들은 AI 덕분에 생산성이 10배 늘었다고 자랑하지만, 그 말은 10명 중 9명이 불필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호사, 회계사, 마케터…. 한때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전문직들도 예외가 아니다. AI가 계약서를 작성하고, 세무신고를 처리하고, 광고 전략을 짠다. 당신의 전문성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역사는 반복된다. 누군가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말한다. 당시에도 농민과 수공업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은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됐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AI 혁명은 다르다. 어제까지 안전하던 직업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위태로워진다. 전 세계가 동시에, 그것도 순식간에 변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사라지는 일자리 이상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생긴다. WEF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지금의 일자리를 빼앗기도 하지만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AI 윤리관리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협업 전문가 같은 직업들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자리가 기존 직업과 완전히 다른 기술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누가 살아남을까. 올트먼은 “ChatGPT가 의사보다 낫지만, 인간 의사 없이는 내 건강을 맡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기술적 역량뿐 아니라 인간적 판단과 공감이 필요한 분야다.

창의성, 윤리적 사고, 복잡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직업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반면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는 이미 AI의 영역이 되고 있다. 단순한 사무직, 데이터 입력, 고객 지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일부 전문직까지도 잠식당할 것이다.

가장 아이러니한 건 프로그래머들이다. AI 때문에 생산성이 10배 늘었지만 오히려 그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왜일까? 세상이 원하는 소프트웨어가 100배, 1000배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변화를 적극 활용하는 자는 살아남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전략에 지금 당장 시동을 걸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분야는 창의성,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 복잡한 문제해결력 등이다. 여기에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활용 능력을 장착하면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다.

불과 30년 전, 일반 대중이 인터넷을 모르던 시절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미국 심야 인기 토크쇼에 출연해 인터넷이라는 ‘이상한 낯선 개념’을 설명했다. 그러자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먼은 “야구 중계를 라디오로 들으면 되지, 왜 컴퓨터로 봐야 하나?”고 비웃었고,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때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지금 우리가 AI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때와 비슷하지 않을까.

이제 다시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인류 문명의 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맹렬하다. 당신이 준비하든 안 하든 AI 혁명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이 결국 인류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줬듯, AI 혁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 오직 변화에 적응한 자들뿐이다.

박선옥 논설실장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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