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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은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만에 검찰이 이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이르면 올해 안에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국가안보라인의 ‘정책 판단과 형사책임의 경계’를 가를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징역 4년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는 징역 3년,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고(故) 이대준 씨 사건 당시, ‘보안 유지’를 지시하고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조 실패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 당시 대통령의 유엔 화상연설 등 외교 일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 의도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서 전 실장은 사건 발생 직후 합참 관계자와 해양경찰청장에게 보안 조치를 명령하고, 해경으로 하여금 실종 상태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이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 국가정보원 내부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다. 서 전 장관 역시 국방부 실무자에게 군사정보체계(MIMS)에 탑재된 첩보 문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사실상 공모 관계에 있었다고 보고 지난 2022년 12월 서 전 실장을 구속기소하고, 박 전 원장·서 전 장관·김 전 청장·노 전 실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동안 국가기밀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던 재판은 이날 결심공판을 통해 공개 절차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심공판에서는 검찰의 구형 의견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어졌다. 서훈 전 실장과 박지원 전 원장을 비롯한 피고인 5명은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안보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공직자의 기본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가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한 범죄로,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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