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성년자 예·적금 잔액이 10조 원에 육박했다. 10억 원 이상 보유자도 50명을 넘어섰다. 미성년 고객 77.5%의 잔액이 100만 원 미만인 것과 대조돼 금융 자산 양극화와 부의 조기 세습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19개 예금은행의 18세 이하 미성년자 예·적금 잔액은 총 9조7413억 원이었다. 2022년 말(8조2865억 원)과 비교했을 때 17.6%(1조4548억 원) 증가한 수치다.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수 역시 661만5941개에서 899만5055개로 237만9114개(36.0%) 늘어났다.
동일 은행 기준 미성년자 1인당 예·적금 잔액을 보면, 고액 금융자산가도 적지 않았다. 1억 원 이상 보유 미성년자만 총 2595명에 달했다. 구간별로 1억 이상 5억 원 미만 2419명,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124명이다.
1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도 52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말 42명에서 불과 7개월 만에 10명이 늘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566명)에 1억 원 이상 보유 미성년자가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 540명 △신한은행 437명 △우리은행 422명 △NH농협은행 172명이 뒤를 이었다. 10억 원 이상 초고액 보유자는 하나은행(14명)과 신한은행(12명)에 집중됐다.
연령대별로는 초등학생 연령대인 6~12세 예·적금 잔액이 3조5864억 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16~18세(2조1463억 원), 0~5세(2조1399억 원), 13~15세(1조8688억 원) 순이었다.
특히 0~5세 영유아 잔액이 전체의 22.0%(계좌 수 112만여 개)를 차지해 미취학 아동 단계부터 조기 증여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반면 미성년 예·적금 보유자(722만7938명) 중 77.5%(560만2273명)는 잔액이 100만 원 미만에 머물렀다.
1억 원 이상 고액 계좌의 총잔액의 경우 약 5140억 원에 달했으며, 주식시장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1억 원 이상 상장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5400명(총 보유액 7조3113억 원)으로 집계돼 금융자산 편중을 뒷받침했다.
박성훈 의원은 “정상적인 증여나 자산 형성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도 “미성년자에게 거액의 자산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와 증여 신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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