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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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다음 먹거리? 주식채권 너머 디지털자산
리플과 파트너십 체결… 디지털자산 사업 본격 검토
기관용 수탁·토큰화 기술 국내 시장 적용 가능성 모색
현물 ETF·STO·원화 스테이블코인까지 사업 영역 확대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07 10:45:21
▲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오른쪽)와 모니카 롱 리플 사장(왼쪽)이 체결식에서 1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주식과 채권을 사고파는 데 집중했던 증권사가 사업 영역을 디지털자산으로 넓히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과 손잡고 디지털자산 수탁과 토큰화 인프라의 국내 자본시장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토큰증권(STO), 원화 스테이블코인까지 사업 후보군에 올리면서 향후 제도 변화에 대비한 움직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7일“리플과 국내 시장의 디지털자산 도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사는 1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에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와 모니카 롱 리플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을 맺었다.
 
핵심은 리플이 글로벌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국내 자본시장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것이다. 양사는 토큰화 인프라와 기관용 디지털자산 수탁 솔루션인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 등을 관련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국내 시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디지털자산 수탁은 가상자산 등을 기관이나 투자자를 대신해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증권과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수탁 업무를 디지털자산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기관투자자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경우 거래뿐 아니라 보관과 관리, 결제 등을 담당하는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질 수 있다.
 
리플 역시 올해 들어 기관용 수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보안업체와 스테이킹 인프라 업체 등과 협력해 리플 커스터디의 보안·컴플라이언스·스테이킹 기능을 강화했다. 앞서 디지털자산 지갑·수탁업체를 인수하는 등 기관 고객이 디지털자산을 보관하고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 확장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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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은 디지털자산 수탁을 단순 보관 서비스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거래를 연결하는 기초 인프라로 보고 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스테이블코인과 온체인 자산, 디지털자산 수탁이 기관의 블록체인 도입을 본격화하는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이 리플과 협력 범위를 단순 수탁에만 국한하진 않았다. 회사는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대비해 현물 ETF와 조각투자·토큰증권, 거래 플랫폼,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토큰화는 증권사의 기존 자본시장 사업과 접점이 크다. 실물이나 금융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구현하면 기존 증권업의 발행·유통·수탁 인프라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도 리플이 보유한 토큰화 기술과 자사의 자본시장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분야를 살펴볼 계획이다.
 
리플의 최근 행보도 자본시장 인프라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디지털자산 발행·이전과 토큰화 거래를 지원하는 기업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단순 가상자산 결제를 넘어 토큰화된 자산의 발행과 이전, 담보 이동까지 아우르는 자본시장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리플은 국내 금융권과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올해 4월 교보생명과 리플 커스터디를 활용한 토큰화 국채 결제 실험에 나섰고, 같은 달 케이뱅크와는 기관용 디지털자산 지갑 인프라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메리츠증권과의 협력까지 더하면 은행·보험·증권 전반으로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 사업화 속도는 국내 규제 정비에 달렸다. 메리츠증권은 현행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준비한 뒤 제도 변화에 맞춰 협력 분야를 단계적으로 넓힐 방침이다. 리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세계 90여 개국에 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리플의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당사의 자본시장 역량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국내 제도 변화에 따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금융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오나 머레이 리플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총괄도 “한국 대표 금융기관 중 하나인 메리츠증권과 협력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한국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모색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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