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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전국에 총 11만4000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공실상가·오피스·숙박시설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파트 대체 가능한 고품질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숭인동과 안암동에 위치한 호텔개조 청년주택이 공개됐다. 숭인동 청년주택은 올해 4월, 안암동 청년주택은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두 청년주택은 걸어서 20분 거리로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입주 전 논란이 많았던 정책이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내부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의 평이 갈렸다. ‘생각보다 괜찮다’와 ‘장기 주거공간으로는 역부족’등 의견이 분분했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은 사진 상으로 보여지는 깔끔한 외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숭인동 청년주택은 보증금 2300~4560만원에 월세 34~45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여기에 자격 요건이 되면 서울시에서 보증금 절반을 무이자로 지원해준다. 그러나 모텔이 밀집해있는 골목에 위치하고 환기·난방 등이 잘 되지 않아 실거주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안암동 청년주택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35만원으로 더 저렴했다. 하지만 방 안에 세탁기와 주방 공간이 존재하지 않아 공용 주방과 세탁시설을 이용해야 했다. 그런 이유로 리모델링을 한 깔끔한 신축 고시원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쓰이지 않는 숙박시설을 개조한 임대주택으로는 공급 계획한 주택 11만4000호에서 극히 일부만을 충당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공용주방·세탁시설을 이용해야 하고 난방과 환기 등이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세난을 해결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들어가는 사업비도 만만치 않다. 12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안암동 호텔 개조 청년 주택은 사업비로 225억원이 쓰였다. 서울시에서 2018~2020년 공공원룸주택 매입 사업비로 편성한 예산은 약 3188억원이다. 이중 국가보조금은 1018억원에 달한다. 국민 혈세는 천억원이 넘게 들어갔는데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 상황에 대해 정부는 ‘시장 중심’의 부동산 시장에서 ‘주거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실과 동 떨어진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고 규제를 하다보니 오히려 부작용만 커지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호텔 개조 임대주택, 겉을 잘 뜯어 고쳐 살기에 썩 괜찮아 보인다.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투입된 비용에 비해 효과는 미미해 실효성이 없다. 애초에 집값이 치솟고 전세난을 불러일으킨 건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개입 정책 때문이라는 점을 잊은 건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
[홍승의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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