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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서열 4위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이 계열사 부도 등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부터 증권가와 업계를 통해 나돌던 소문이 현실화 되자 수많은 투자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재계는 물론 국민들도 충격에 휩싸여 있다. 동양의 부도 사태는 재계 다른 기업에도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부도 도미노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재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동부그룹도 유동성 위기설이 회자돼 왔다. 실제로 최근 동부그룹은 비금융 계열사들의 자금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비금융 주요 계열사들은 내년 만기 회사채 규모만 약 1조1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김준기 회장은 그가 최대 주주인 동부건설을 주축으로 본격적인 자금확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용산구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을 약 36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또 계열사인 동부익스프레스 보유 주식을 약 1700억원에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과연 김 회장이 위기에 빠진 동부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69년 김준기 회장이 설립한 미륭건설(현·동부건설)이 모태인 동부그룹은 1970년대 ‘중동붐’이 일어날 당시 약 20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그 후 금융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현재 동부그룹은 총 66개의 계열사를 보유했고, 이들 계열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 22조9000억원(공정위 자료)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비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금융계열사들의 당기순손실액은 1100억원(공정위)에 달했다. 지난 90년대부터 경영 승계 작업을 실시해 온 동부그룹은 현재 창업주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비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부씨엔아이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김 부장은 이들 회사의 주식을 각각 14.06%, 18.59% 보유했다. 반면 김준기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은 미비한 편이나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의 지분만큼은 아직 승계를 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동부건설의 지분 33.92%를 가진 최대주주다. 그룹 전체적으로 아들에게 승계가 완료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에 있는 동부그룹을 지휘하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여전히 아버지 김준기 회장인 셈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계 서열 18위의 재벌기업 ‘동부그룹’의 성장과정과 최근 행보 및 지배구조, 업계와 증권가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시각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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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계서열 18위(공기업 제외) 기업인 ‘동부그룹’은 지난 1969년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이 설립한 미륭건설이 그 모태다. 김 회장은 과거 ‘중동붐’이 일던 당시 2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현재 동부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금융계열과 비금융계열사 등 66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동부그룹은 비금융계열사의 부진으로 업계와 증권가에서 위기설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강남 테헤란로(대치동)에 위치한 동부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 경기가 동반 하락하면서 건설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건설불황은 다른 산업 업종 전반에도 그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크게 미치고 있는 중이다. STX그룹과 동양그룹의 부도사태도 그 여파의 한 가운데서 맞았다는 것이 금융가의 시각이다.
기업들의 잇따른 부도소식에 경제계 전반이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부도 도미노설까지 나와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금융업 기반의 동양그룹이 투자자들 다수에게 피해를 발생시키면서 음울한 분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발생한 굵직한 부도 사태로 재계 일각에서는 ‘다음은 어디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기업 전반에 부도 공포가 드리우면서 술렁한 분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들이다.
유동성 위기의 소문이 돌고 있는 그룹들은 그 행보가 더욱 두드러지게 보인다. 이들 기업 중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계서열 18위 기업(공기업 제외)인 ‘동부그룹’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 건설, 철강, 농자재, 정보통신, 물류, 서비스 등 총 7개 분야에 66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동부그룹 전체 계열사의 매출액은 총 22조9000억원, 당기순이익은 3470억원을 기록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이 중 동부화재해상보험의 연결 매출액은 10조5000억원(FY2012=2012.4.1~2013.3.31 매출, 11조4050억원)을 기록하며 총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또 동부제철 3조5000억원, 동부생명보험 1조7000억원, 동부건설 1조5000억원, 동부증권 1조500억원 등의 매출실적을 각각 보였다.
하지만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금융계열사들의 당기순손실액은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붐’ 기류 타고 고성장 일군 동부그룹
▲ 동부그룹의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은 대학 4학년 시절 회사를 설립했고, 그 후 1973년 약 20억 달러 규모의 중동 공사를 수주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스카이데일리
동부그룹은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이 1969년 설립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이 모태다. 김 회장은 고대 경제학과 4학년 시절 자본금 2400만원으로 직원 2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그 후 1971년 동부고속운수, 1972년 동부관광을 각각 설립했다. 회사 설립 약 4년 후인 1973년에는 지금의 동부그룹을 이뤄내는데 중요한 발판이 된 사건이 있었다. 1973년부터 1980년까지 약 20억 달러 규모의 중동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건설업을 통해 성장한 동부그룹은 1980년대 들어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인수하고 동부생명보험, 동부증권을 각각 설립하면서 금융계열사를 늘려갔다. 또 1990년대에는 동부정보시스템, 동부전자 등을 설립해 새로운 업종에 지속적인 진출을 시도했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낸 동부그룹은 1997년 IMF당시에도 한 개의 퇴출기업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췄었다. 이에 동부는 2000년에 재계 서열 10위(공기업 제외)에 랭크되기도 했다.
또 90년대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후계 구도 작업은 2000년대 후반 9부 능선을 넘으며 현재는 약 60%에 가까운 자산 승계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승계 마쳤지만 그룹의 모태에 ‘미련’
▲ 동부그룹은 현재 창업주의 장남인 김남호 부장이 사실상 소유권을 넘겨 받은 상태다. 김 부장은 지주회사격인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동부씨엔아이의 지분을 각각 14.06%, 18.59% 소유한 최대주주다.
동부그룹은 현재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사실상 소유권을 넘겨 받은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장은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비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인 동부씨엔아이의 지분을 각각 14.06%, 18.59%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준기 회장은 이들 두 계열사의 지분을 각각 3.58%, 7.87% 갖고 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하지만 김 회장은 그룹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인 동부건설의 지분은 여전히 33.92%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에 대한 애정만큼은 쉽게 끊지 못하는 모습이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그는 동부건설 외에 개인이 단독 출자한 동부인베스트먼트,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 등 2곳의 투자회사를 보유했다.
두 곳의 지주회사를 제외한 동부하이텍, 동부건설, 동부증권, 동부팜한농 등의 주력계열사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 형태를 띄고 있다. 또 그 외 타계열사들은 이들 주력계열사들이 각각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지배하는 모습이다.
주력 비금융계열사, 내년 만기 회사채 1조원 넘어
▲ 최근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들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회자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요 5개 비금융계열사들이 2014년 까지 상환해야 될 회사채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스카이데일리
증권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동부그룹의 위기설이 증권가와 업계를 통해 퍼져나갔다고 한다.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건설업종에 까지 그 여파가 미쳤고, 이로 인해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의 적자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증권가에서는 ‘3D, 1S 위기설’이 나돌았다”며 “이 중 실제로 동양그룹과 STX그룹은 올해 들어 부도 사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부도 그 명단에 올랐지만 금융계열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며 “하지만 여전히 비금융계열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요 5개 비금융계열사들이 2014년 까지 상환해야 될 회사채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지속적인 회사채 발행으로 그 이후에도 상환을 실시해야 한다.
내년까지 상환해야 될 회사채를 이들 계열사별로 살펴 보면 동부제철 약 5550억원, 동부건설 약 2200억원, 동부씨엔아이 약 1500억원, 동부팜한농 약 1000억원, 동부메탈 약 800억원 등이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경영실적은 2012년 기준>
더욱이 이들 계열사들이 부채를 값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영업실적이 있어야 하지만 그 마저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약 3조9342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손실 약 1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2395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크게 작용한 이유다.
또 △동부건설은 매출액 약 2조4847억원, 영업이익 약 726억원, 당기순손실 약 39억원△동부씨엔아이는 매출액 약 5445억원, 영업이익 약 218억원, 당기순이익 약 30억원 △동부팜한농은 매출액 약 8482억원, 영업이익 약 414억원, 당기순이익 약 96억원 △ 동부메탈은 매출액 약 6118억원, 영업이익 약 298억원, 당기순이익 약 12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들 4개 계열사들은 회사채 규모가 큰 가운데 지난해 손실액이 총 1003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계열사 중 동부씨엔아이, 동부메탈 등도 올 상반기에는 각각 198억원, 1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위기설 일파만파, 김준기 회장 직접 나서
▲ 동부그룹의 위기설이 나돌자 김준기 회장은 직접 나서 이를 일축했다. 또한 그는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동부건설과 그 외 계열사의 지분과 자산을 매각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최근 창업주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우선 그는 본인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동부건설과 동부건설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계열사들을 수술대에 올렸다.
지난 5월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 50.10%의 매각 소문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부건설은 공시를 통해 사모투자전문회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약 17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부증권은 아직 정확한 가격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매각 추진 중인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3대 종합 물류회사 중 하나로 지난해 매출액 약 8089억원(2011년 7622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을 칸서스자산운용에 약 3616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근에는 공시를 통해 동부발전당진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상태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은 애착을 갖고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동부건설의 자금 유동성 확보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며 “특히 올해는 연이은 자산 매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연 김 회장의 ‘신의 한수’가 동부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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