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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곳곳에서 폐기물매립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충청북도 진천구 초평면 연담리에서도 한 산업체가 지역민과의 협의도 없이 무작정 대규모 폐기물매립시설 조성을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 피해는 물론 농·축산물 생산 타격으로 인한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사업 백지화 요구 높아지는 폐기물 건립…“주민과 협의 없이 무대포 추진”
지난해 6월 말 휴민토피아는 친환경매립시설조성사업 계획서를 진천군에 제출했다. 사업계획서는 초평면 연담리 213번지 일원 12만2100㎡ 부지에 매립기한 35년, 지하 30m 지상 20.5m 규모의 사업장 폐기물매립시설을 35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마을 일대 주민들은 지난해 7월, 자체적으로 ‘폐기물매립장 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했다. 마승호 대책위원장을 비롯해 8명의 부위원장이 위촉된 이후 사업경위, 추진사항,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하고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섰다. 대책위는
매립장이 미호천 상류에 위치하게 돼 김봉곤 훈장이 운영하는 청학동 서당과 진천군 학생수련원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보존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매립장이 들어서는 골짜기를 중심으로 양쪽에 마을이 형성돼 있어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만약 폐기물매립장이 건립될 시 초평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생거진천의 농·축산물이 일제히 신뢰를 잃는 건 몰론 운반·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소음, 악취 피해로 인한 생존권 위협 등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결과다.
마승호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만일 매립장이 들어설 시 지하수 오염과 침출수, 미세먼지 발생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다”며 “더욱 화나는 건 이번 폐기물매립장 추진에 이 업체가 주민들과의 일체 협의 없이 무작정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했던 점이다”고 설명했다.
인근 마을 주민 배원우 씨는 “시골마을에 매립장이 들어선다는 건 환경오염은 몰론 주민들의 미세만지 등 건강문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며 “무엇보다 업자들에게만 배를 불리는 격이며 자칫 주민들의 생활권이 크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마을주민인 윤경자(가명) 씨는 “지난해 모 업체가 친환경매립시설조성사업 계획서를 신청한 이후 마을 어르신들의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축구장 5배 크기에 달하는 사업장폐기물이 조성되면 주민 삶의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초평면 마을 주민 강일종(가명) 씨는 “폐기물 매립장 건립은 주민들의 생존권과 더불어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수단에 가깝다”며 “혹여라도 주민들의 건강문제 발생 시 이에 대한 보상과 적절한 대책마련은 있는지 참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정지역인 진천군에 주민 생존권과 자연 환경을 위협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진천군, 폐기물 사업계획 관련 부적합 통보…“행정심판 오는 28일 날짜 변경”
진천군은 폐기물 사업계획과 관련해 휴민토피아에 ‘부적합’ 통보를 했다. 매립장 예정지가 미호천 인근이고 농업용수 수질 악화 우려 등의 이유에서다. 군은 그간 총 두 차례 걸쳐 보완요구를 하고 관련법을 자세히 검토하는 등 전문기관 자문을 거쳐 지난 4월 최종 통보했다.
그러나 휴민토피아가 지난 7월 충청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 페기물 매립장 건립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은 심화되는 모습이다. 마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진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 처리를 통한 유해화학물질 배출과 환경오염으로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 저하가 우려돼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만약 설치를 강행할 경우 강경 저지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그 피해는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며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고통을 대물림해야 할지도 모르는 중대한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반대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초평면은 음성군과의 공동 생활폐기물매립장 설치로 이미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며 “초평면 지역주민·진천군·군의회·유관단체의 협조 하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각적인 반대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후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행정심판이 열리는 충청북도청 앞에서 성명문 발표와 함께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충청북도 행정심판위원회 관계자는 “애당초 지난달 30일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폐기물 매립장 사업의 부적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청구인인 휴민토피아가 심리 기일을 연기함에 따라 오는 28일로 날짜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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