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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총 215건의 반려동물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보고됐다. 같은 기간 국내 반려동물 확진 사례는 총 92건으로 개(56건), 고양이(3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코로나19를 사람에게 퍼뜨릴 위험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美 CDC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위험은 낮아”
OIE에 따르면 고양이, 개뿐 아니라 사자, 호랑이, 눈표범 등 맹수와 밍크, 고릴라 사이에서도 코로나19가 유행했다. 9월 미국 애틀랜타의 한 동물원에서는 고릴라 13마리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화제가 됐다. 동물원은 “무증상이던 사육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 것 같다”며 “해당 직원은 백신도 맞고 마스크도 착용한 상태였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해당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샘 리베라 박사는 “우리는 감염된 고릴라들을 면밀히 관찰 중이고 그들이 완전히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특히 코로나19 합병증 위험이 가장 큰 60세 수컷 고릴라 ‘오지’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동물원에서도 사육 중인 하이에나 두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동물원측은 하이에나가 탄저병과 광견병, 디스템퍼에 강하고 회복력도 강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다. 각각 22세, 23세인 하이에나가 기침과 콧물, 무기력증을 보이는 가벼운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감염 동물들은 완전히 또는 거의 회복됐다고 동물원측이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동물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열, 기침, 호흡곤란, 무기력, 재채기, 콧물, 눈 분비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1월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집단 감염된 모녀가 키우던 고양이가 반려동물 첫 확진 사례다.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홍콩과 브라질 등에서 수차례 보고됐다. 대부분 사람과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CDC는 “현재로선 동물이 코로나19를 사람에게 전염시키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위험은 낮다”고 밝혔다.
CDC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데려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반려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 반려동물과 스스로 격리하고,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될 경우에는 동물병원에 바로 데려가지 말고 수의사와 전화 통화 등으로 먼저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CDC는 마스크가 오히려 반려동물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화학 소독제, 알코올, 손 소독제 등으로 반려동물을 목욕시키는 것도 금해야 한다.
기본 위생 수칙 준수 중요…동물을 직접 만진 뒤에는 손을 꼭 씻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원인체를 가리키며 사람에게서 호흡기 증상을 주로 일으키는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모양이 왕관(corona) 모양의 돌기들을 가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사람에서 과거 사스(SARS), 메르스(MERS)와 같은 호흡기 질병이 있었고, 사스의 감염 매개체로 사향고양이, 메르스는 낙타로 알려진 바가 있다. 최근 코로나19는 박쥐가 중간 매개체로 의심 되어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종의 생명체 간에는 바이러스 증식이 안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반려인에게 전염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종(species) 특이성이 있어서 숙주(host)라고 불리는 해당 종 동물에서만 증식을 하고 질병을 유발한다”며 “즉, 치명적인 바이러스여도 다른 종의 동물에서는 증식이 안 돼 질병 유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개에서 심각한 설사를 유발하고,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고양이에서 치명적인 복막염을 유발하지만 반려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는 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지만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반려동물이 사람 간의 코로나19 확산에 역학적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다른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주인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일시적으로 전파될 수는 있으나 사람에서처럼 질병이 유발되거나 사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동물 관련 기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CDC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물을 직접 만지거나, 관련 물품을 만진 뒤에는 손을 꼭 씻어야 한다. 또한 사육 공간은 정기적으로 청소해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반려인들의 기본 위생 수칙 준수만으로도 코로나19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우려를 깔끔하게 해소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의 건강도 지켜줄 수 있다.
한편 미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지자 고릴라, 사자, 호랑이 등을 포함한 고위험 군에 속하는 동물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반려동물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많지 않아 보인다.
반려동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윌리엄 케리쉬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부회장은 지난해 사이언스지에 “개와 고양이는 코로나19의 전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이 공중 보건 관점에서는 필요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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