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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마블<6>]-전기차 친환경 논란
전기차, 친환경 되려면 폐배터리 등 장애물 넘어야
유럽, 지난해 12월 전기차(EV) 판매량 디젤 앞질러
전기차 생산‧폐기 전주기 과정 친환경 인프라 필요
전기차에 공급할 전력생산에 온실가스 배출의 모순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21 13:50:38
▲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로의 대전환이 성큼 속력을 내고 있다. 유럽에선 지난해 12월 순수전기차 판매량이 디젤차를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각국의 탄소 중립선언에 따른 환경규제와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친환경 차를 사람들이 선호하면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연 전기차가 내연차에 비해 월등히 친환경적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물질이 휘발유‧디젤차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기차 보급수의 가파른 증가세에 수반되는 폐배터리 처리문제, 그리고 전기차에 공급할 전기에너지의 생산과정이 친환경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의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는 현재 운행 중에 배출가스가 없다는 사실을 제외하곤 생산과 폐기에서 뚜렷한 친환경적 요소를 찾기가 어려워 진정한 에코카로 인정받기 위해선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 유럽 차량판매 EV가 디젤차 앞질러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역할이 어느 정도 개입되는 가에 따라 하이브리드카(HEV,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순수전기차(EV, Electric Vehicle)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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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는 100% 전기에너지로만 주행하는 전기자동차를 의미한다. 하이브리드(Hybrid)는 혼합물이라는 의미로 HEV와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가 혼합된 형태다. HEV는 주동력원이 화석연료(열에너지)이고 보조동력원이 전기에너지다. PHEV는 반대로 주동력원이 전기에너지이고 보조동력원이 화석연료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순수전기차(EV)모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EV의 대표주자는 미국의 테슬라(Tesla)다. 테슬라는 지난해 완성차 시장을 강타한 반도체 공급난을 뚫고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3일 테슬라가 지난해 EV를 총 93만6172대 인도했다고 보도했다. 전년과 비교해 무려 87% 늘어 애초 판매 목표인 75만대를 크게 상회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유럽은 지난해 12월 EV 판매량이 사상 처음 디젤차를 앞질렀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달 16일 유럽 18개국 시장에서 판매된 신차 20% 이상이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순수전기차라고 보도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디젤차 판매량은 19% 미만이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약진은 ‘EV 시프트(전기차로의 전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FT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 전기차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2020년 EU(유럽연합) 제조업체들이 탄소 저배출 차량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엄격한 규제가 시행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U는 신규 판매 자동차 한 대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km당 95g으로 정해 이를 초과하면 벌금을 부과한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말 전기차 판매에 집중했다고 알려졌다.
 
자동차 시장 분석가 마티아스 슈미트는 “많은 신형 전기차 모델들이 신규 고객들을 유인하고, 일부 도시에서는 노후 경유차 운행을 금지하며 주요 시장에서 경유에 대한 세금을 인상한 결과 디젤차 판매량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7일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와 테슬라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시장확대를 주도하면서 10만대 이상이 팔렸다. 전년대비 115% 늘어난 수치다.
  
▲ 독일 폭스바겐의 한 직원이 배터리 리사이클 실험 공장에서 전기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BBC=캡처]
 
전기차가 친환경자동차라는 인식은 주로 배기가스 배출 여부에서 비롯된다. 구체적으로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무엇보다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깨끗한 자동차’라는 점이다.
 
이에 더해 전기라는 동력을 사용함으로써 높은 에너지 효율을 꼽을 수 있다. 내연자동차는 석유가 지닌 에너지의 30퍼센트만을 끌어내 구동력을 사용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전기에너지의 약 80퍼센트를 구동력으로 사용한다.
 
또한 전기차가 자동차 주류로 본격 편입되면서 각종 단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배터리 성능의 향상으로 주행거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만 전기차가 수명을 다해 나오는 폐배터리와 급증하는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력생산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 쓰레기인 폐배터리 문제
 
이처럼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폐배터리 처리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평균 7~10년인데 전기차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전기차 쓰레기인 폐배터리 배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초기 대비 70~80% 수준으로 용량이 떨어지면 교체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4년 1만3826개에 이어 2026년에는 4만2092개로 증가해 누적 배터리 수만 10만개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매립이나 소각이 안된다. 배터리에 쓰이는 원자재 리튬은 물이나 공기에 닿으면 급격히 반응해 화재의 위험이 높아 반드시 재사용‧재활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급증하는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산업 환경 조성이 조속히 요구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에 대해 2030년 20조2000억원, 2050년 6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원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사용이 끝난 폐배터리의 재활용‧재사용이 국가 전략상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박종건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폐배터리 재활용 방법 등을 연구해 지속 가능한 전기차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코발트, 리튬, 구리 등의 원자재 국제 시세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2일 폐배터리 처리를 위해 법을 개정해 올 1분기부터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유 중인 폐배터리를 시장가의 반값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구매 시 국가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는 현행법상 폐차 시 폐배터리를 해당 지자체에 반납하게 돼 있는데 그간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에 대한 대책이 없어 보관만 하고 있었다. 업계에선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 주차돼 있는 전기차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전력 생산의 문제
 
전기차가 늘면서 이를 공급하는 전력 생산 문제도 커다란 이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석탄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전기차 주행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을 뿐,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모순적 상황에 놓여 있다.
 
반면 일부 유럽 국가들은 전력 생산에 있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 눈길을 끈다. 높은 산지가 많고 수량이 풍부한 노르웨이는 전력의 90% 이상을 수력으로 얻고 있다. 독일도 풍력을 비롯해 전력 생산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다.
 
박종건 교수는 “전기차가 친환경이란 공식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전기차냐, 아니냐만 따질 게 아니라 RE100이라고 하는 재생에너지를 어느 정도까지 늘릴 수 있는지, 우리가 공급할 능력이 있는지 고뇌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전기차는 과연 친환경차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유럽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흐름을 보면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 하지만 우리의 경우 아직 전기생산, 배터리 처리 문제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료부터 최종 폐기 과정까지 모든 단계에서 탄소배출이 제로여야 진짜 친환경차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 기후국 권우현 활동가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대해 “도로 위, 도심지 안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감소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25%, 석탄 35~40%, LNG 25~30% 등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차에 비해 많이 적다고는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총 교통수요를 줄여나가면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며 “전기차 보급확대가 정말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전력 발전원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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