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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지며 취임 2개월 만에 국정 동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질의응답)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기자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일각에서는 전 정부에서 없었던 파격 행보이자 ‘용산시대’의 상징으로 보여지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 것을 두고 ‘리스크 관리’에 본격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공개행사의 풀(pool) 취재를 가급적 최소화할 방침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풀 취재는 행사 진행과 기자단 편의를 고려해 기자단 중 일부만 취재하고 취재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을 뜻한다.
대통령 대변인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 브리핑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화상 회의 프로그램 이용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변인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5월 취임 이후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날엔 매번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해왔다.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제왕적 대통령제 혁파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국정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국민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공유하는 소통 방식으로 이달 10일까지 총 24번의 도어스테핑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은 사전 질문 조율 없이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다음 질문 하시라” “다른 정권 때 하고 한 번 비교해 보라” 등등의 전 정부와 비교하는 발언을 이어나가는 바람에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검찰편중’ ‘부적격 인사 임명 강행’ 등에 대한 인사 실패나 여당 내부 인사검증 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전 정부 탓을 하며 신경질을 낸다는 부정적 논조의 언론 보도들이 진보·보수 언론을 망라하고 이어졌다.
여론의 평가는 곧바로 국정수행 지지율로 표현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월30일 리얼미터에서 54.1%로 고점을 찍은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로 하락하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으로 귀결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2.0%p) 결과가 8일 한국갤럽에서 나오면서 여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5~7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37%, 부정평가는 7%p 오른 49%로 나타났다. 지지율 급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사 문제가 지목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인사’를 부정평가 이유로 꼽은 비율이 25%로 가장 높았다.
또한 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4~8일 전국 18세 이상 2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수행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2.0%p)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37.0%에 그친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57.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 리얼미터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7.4%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6.8%p 상승한 수치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여권 전체에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업체 등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해 나토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스페인 순방시 민간인 동반 논란과 외가 6촌 채용 문제 등 최근 불거진 ‘비선논란’을 꼽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영입된 양향자 의원의 쓴소리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핵심은 윤 대통령이 프로답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며“어떤 일을 할 때 아마추어는 자기만 즐거우면 된다. 프로는 자기를 믿고 선택해준 사람을 위해 직업 생명을 걸고 임한다. 윤 대통령은 어느 쪽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어 “지금 윤 대통령은 마치 모든 인생의 목표를 다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며 “정권 교체와 대통령 당선은 국민 행복과 국가 번영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윤 대통령은 계속 상대평가 받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그건 대선 때 이미 끝났다. 지금의 낮은 지지율은 국민이 절대평가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양 의원은 “프로답게 대통령에게 맡겨진 의무인 행정·경제·외교·안보·교육 분야의 중·장·단기 계획을 밝히고 동의받고 전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로 행정가로 대통령의 위신을 세워 신뢰를 재건하는 새로운 지도자로 변모해 달라는 작심 쓴소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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