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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融合)과 복합(複合)을 줄여 융·복합으로, 출근(出勤)과 퇴근(退勤)을 출·퇴근이라고 줄여 쓸 수 있다. 한자어 합(合)과 근(勤)이 같아서 가능하다. 그런데 한자어가 달라 줄여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줄여 쓸 수 없음에도 쓴다면 오류이다.
예를 들면 법률 제·개정 같은 경우이다. 제정(制定)과 개정(改正)의 한자 ‘정(定·正)’이 다르다. 그래서 제·개정으로 줄여 쓸 수 없다. 결국 ‘법률 제정·개정’으로 쓸 수밖에 없다.
도로 확장(擴張)과 포장(鋪裝)도 확·포장으로 쓸 수 없다. 한자어 ‘장(張·裝)’이 다르기에 그렇다. 만약 확·포장을 한자로 바꿔 쓴다면 ‘擴·鋪裝’으로도, ‘擴·鋪張’으로도 쓸 수 없다. 따라서 ‘도로 확장·포장’으로 ‘장’을 모두 살려 써야 한다.
취·등록세는 더더욱 어이가 없는 줄임말이다. 취득세(取得稅)와 등록세(登錄稅)를 줄여 쓸 때 세(稅)만 공통 음절이기에 그렇게 쓸 수는 없다. 취록세와 등록세가 결합한 게 아니라면 ‘취득·등록세’로 줄여 쓰는 게 옳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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