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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는 것은 안다고 해야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알면서도 모르는 체해야 할 때가 있고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해야 할 때도 있다. 전자를 정직한 사람으로, 후자를 부정직한 사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는 체’하는 사람을 좋게 보지는 않는다.
‘아는 체하다’라는 표현의 구조를 살펴보면 동사 ‘알다’의 어간 ‘알-’에 어미 ‘-는’이 붙으면 받침 리을(ㄹ)이 탈락해 관형사형 ‘아는’이 된다. 의존명사 ‘체’와 결합해 ‘아는 체’가 되고 여기에 접사 ‘-하다’를 붙여 ‘아는 체하다’로 쓰인다. ‘아는 체하다’ 대신에 ‘아는 척하다’로 쓸 수도 있다.
그런데 ‘아는 체하다’는 중의성 표현이다. 모르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아는 체할 수도 있고, 알고 있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해 아는 체할 수도 있다. 비슷하긴 하지만 쓰임에 차이가 있는 ‘알은체하다’라는 형용사가 있다. 이 단어에는 ‘모르면서도’라는 전제가 없다. 알고 있는 사람이나 사물·사건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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