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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비슷하지만 반드시 가려 써야 하는 단어가 있다. 선산과 선영, 선친과 부친, 주년과 주기, 진앙과 진원, 작렬과 작열, 봉지와 봉투, 봉오리와 봉우리, 망울과 멍울, 갱신과 경신 등 모두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들 단어는 의미와 쓰임을 확실하게 알고 가려 써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 경우로 피난과 피란도 뺄 수 없다. 피난(避難)이 ‘재난(災難)을 피하여 옮겨 가는 것’이라면 피란(避亂)은 ‘난리(亂離)를 피해 옮겨 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난리는 나라와 나라 간 전쟁뿐만 아니라 내전도 해당된다. 피난과 피란은 한자도 난(難)과 란(亂)으로 다르고 의미 또한 다르다.
따라서 재난을 피해 옮겨 가는 것이라면 피난으로, 전쟁을 피해 옮겨 가는 것이라면 피란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재난을 피해 가는 경우는 ‘피난길’ ‘피난민’ ‘피난살이’ ‘피난지’ ‘피난처’ 등으로, 전쟁을 피해 가는 경우라면 ‘피란길’ ‘피란민’ ‘피란살이’ ‘피란지’ ‘피란처’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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