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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시장 문제의 핵심은 전세가 아닐까 싶다. ‘빌라 왕’ 사건부터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보증금 다툼 등 ‘역전세’로 인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여러 문제가 정부의 꾸준한 대책 발표에도 그 해결점이 쉽사리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다양한 문제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지름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당시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꼽히던 1순위는 금리였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젊은 층이 부동산 시장을 떠나고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부동산 시장은 월세 가격 상승으로 전세 거래량이 다시 반등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기면서 더이상 ‘금리’를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꼽지 않는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의 4대 변수로 고금리·정부 정책·경기침체·역전세난을 꼽으며 금리에 대해 “과거 변수로 여겨졌던 것에 비해 현재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 상수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고금리로 인해 시장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금리의 변동이 예상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즉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져 사람들이 고금리 시장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금리를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몰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초부터 꾸준히 부동산 시장 관련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가 올해부터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며 정부 정책의 효과성이 입증되고 있다.
경제 침체에 대해서도 박 위원은 “실질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 상태만 유지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악재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언급한 4대 변수 중 3가지는 어느 정도 해결됐기에 남는 문제는 결국 ‘전세’뿐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경찰청에서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 사기는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3.3배 증가할 정도로 건수가 늘어났으며 검거 인원 또한 약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대다수가 20·30대 젊은 층이다. 그들의 부동산에 대한 지식 부족과 거래 시 중개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이 피해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전세 관련 취재 중 만났던 전세 사기 피해자 역시 20·30대가 많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계약 기간이 끝나고도 전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개개인의 피해 유형도 달랐다.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두드러졌는데 그것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대부분 전세 계약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보증금 관련 보험 등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이 같은 전세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에 주목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속적으로 부동산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젊은 층의 무지를 약점으로 역으로 전세 사기를 벌인 공인중개사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보증금 미반환으로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 전세보증보험 등을 개선하며 악성 임대인을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 문제가 해결된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세 피해자의 대부분이 젊은 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 젊은 층이 시장의 주 소비자로 여겨지는 만큼 젊은 층이 활발하게 시장 활동을 해야 시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전세 사기에 대해 악성 임대인을 처벌하고 관련 조직을 일벌백계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가해자 처벌보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시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대국민 홍보와 교육, 관련 제도 보완 등 예방대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시장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 순위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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