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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달 전례 없는 3연임에 성공한 이후 첫 해외 순방이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4시간 반에 걸친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정의의 원칙을 준수하고 모든 나라를 위해 분열되지 않은 안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환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가를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에 대해 부럽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번영하면서 발전에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 대통령을 확고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호응했다.
비공개 회담 이후 양국 정상은 크렘린 궁에서 러시아 와인을 곁들여 7가지 코스 요리로 이뤄진 만찬을 가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만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국 정상은 21일 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제안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적대행위 중단과 평화회담 재개를 포함한 12개항의 종전안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제안한 평화안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지는 않다. 대신 중국은 “모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한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발휘해 이성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일방적인 제재’의 사용을 비난하며 우회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동맹국들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을 전쟁 범죄로 기소한 지 며칠 만에 중국이 러시아가 추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외교적 엄호’를 제공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가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속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것이 포함되지 않은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줄곧 러시아군의 완전 철군을 평화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주장해 온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평화안을 조심스럽게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무장시키는 것은 3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중국이 이러한 위험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시 주석에게 회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무역과 기술에 국한된 중국의 러시아 지원이 향후 포탄 등 군사적 지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전위원회(NSC) 의장은 “중국이 러시아에 공개적으로 무기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사실상 침략국 편에서 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ICC는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를 추방한 전쟁 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러시아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데려왔다며 불법 추방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20일 몇몇 유럽 연합(EU) 소속 국가들은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155mm 포탄 100만 발을 공동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자주포,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와 대전차 무기를 포함해 3억5000만 달러(약 46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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