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 콘텐츠 막기 총력… “처벌 수준이 강력범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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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북한 인권 북한인권조사위(COI) 이후 10년 간의 변화’ 세미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개정법 전문 공개돼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2 13:36:53

▲21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제네바 사무소 E빌딩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출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 인권 조명'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주민들을 외부 정보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외부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는 규정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지시간 21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 회의장에서 대북인권단체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성통만사)이 ‘북한 인권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이후 10년간의 변화’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개정문이 공개되기도 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한국 문화 유입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20년 말 제정된 후 지난해 8월 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에 따르면 한국 등 외부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반동사상문화로 규정하고 유포자는 최대 사형·이용자는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콘텐츠 유포·이용뿐 아니라 외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특히 한국의 출판물·음악은 물론 말투·창법까지 금지하고 있다. 제3장 24조는 한국말을 ‘괴뢰말’로 규정하고 ‘괴뢰말과 글·창법을 사용하지 말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

제3장 26조는 ‘부모는 가정 교양과 통제를 강화해 자녀들이 불순 출판선전물을 시청·유포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외부 콘텐츠의 유입·시청·유포한 행위를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으면 ‘로동단련형’에 처한다는 규정도 있다. 대북 전단에 대해서도 ‘불순한 내용이 있는데도 주무 기관에 바치지 않고 보관·시청·이용·유포하면 처벌된다’고 돼 있다.

김태훈 성공만사 대표는 세미나에서 해당 법안을 두고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처벌 수위를 강력범죄 수준으로 높여 생명권을 침해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벌 수위도 자의적으로 정하게 돼 있어 죄형법정주의까지 어기고 있다”며 법안 철폐를 촉구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에 북한 인권 유린 상황을 알렸다”며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10년 전에 COI가 설립됐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유엔 회원국들은 인권에 기본을 두고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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