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억만장자 수 급감… 지난해 탈락자 절반 이상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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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 445명서 중국인 229명… 주가·위안화 가치 하락 영향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3 15:31:01

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 빠진 사람 가운데 중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활동이 봉쇄된 데다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후룬연구원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이 229명의 억만장자를 잃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억만장자 명단에서 빠진 전 세계 445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숫자로 2013년 후룬연구원이 중국 재산 보고서를 발표한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 규모다. 또한 새로 이름을 올린 중국 억만장자도 69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계 부자 100명 가운데 중국 억만장자가 26명을 차지했다. 억만장자는 자산규모가 미 달러화 기준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가 넘는 사람을 말한다.

생수 브랜드 ‘농부산천’의 설립자인 중샨샨(69) 회장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690억 달러의 재산으로 중국 최고 부자 자리를 유지했다. 그는 세계 부자 순위에서는 15위를 차지했다.

이어 IT 대기업인 텐센트의 설립자 마화텅(포니 마·52)은 전년 대비 순자산의 25%를 잃었음에도 390억 달러로 작년보다 두 계단 상승해 중국 억만장자 2위, 세계 부자 순위 31위를 차지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40)의 재산은 전년보다 31% 줄어든 370억 달러(약 48조4000억 원)로 한 계단 하락해 중국 부자 3위를 기록했다. 알리바바 설립자이자 SCMP 사주인 마윈(잭 마·58)은 자산이 32% 급감한 250억 달러(32조7000억 원)로 중국 부자순위 9위, 세계 부자 52위로 나타났다.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94)의 재산은 6% 감소한 310억 달러로 세계 부자 3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3% 성장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순자산이 10%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홍콩 출신 77명과 대만 출신 46명을 포함한 중국 억만장자의 총 재산은 15%나 줄었다.

이는 세계 주가가 떨어진데다 위안화가 달러 대비 평가 절하됐기 때문이다. 올해 1월16일까지 최근 12개월 동안 나스닥은 26%, S&P500은 14%, NYSE 종합지수는 8%, 상하이와 선전의 주가지수는 각각 8%와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위안화는 미국 달러 대비 6% 하락해 중국 억만장자의 재산이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후룬연구원의 수석 연구원인 루퍼트 후게워프 회장은 “금리 인상과 미국 달러화 평가 절상, 코로나19로 기술 버블 붕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식 시장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알려진 억만장자는 969명으로 미국(691명)보다 40%나 더 많다.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억만장자 3112명 가운데 5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미국을 제치고 억만장자 숫자 1위 국가가 됐고 지난해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사인 예랑 캐피탈의 황펑 회장은 “2022년은 코로나19 봉쇄로 중국 기업인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광대한 시장 규모와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로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많은 고액 자산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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