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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경기도 광교청사 1층 대강당에서는 공공기관 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구문제 기회토론회가 열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청년·육아맘 등 도민 깊숙이 심층 인터뷰를 하며 토론문화를 이어가는 자리였다.
앞서 22일 20~40대 도청 직원들과 저출생 대응 토론을 한 지 1주일 만에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도지사는 “살아있는 얘기를 듣고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어 경기도가 중앙 정부와 다른 지자체 저출생 대응을 선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동연식 중앙 정부 때리기를 겸한 경기도만의 차별화 전략이다.
자신의 페북에도 이 사실을 어김없이 알렸다. “‘합계출산율 0.78명’이라는 초저출생 인구 위기에 직면해 정부가 공개한 정책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함,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실효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재탕·삼탕·맹탕 정책입니다.”
김 도지사의 화법은 비슷하게 이어가고 대통령 때리기도 예의 같은 패턴이다. “대통령은 15년간 280조 원의 예산을 쏟고도 사태가 악화되었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 재정의 상당 부분은 저출생 대책이라는 꼬리표만 붙여 포장된 것이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고 했다.
‘저출생·고령화위원회’ 위원들의 면면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란 설명도 곁들인다. “교수이자 연구자인 민간위원과 장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는 출산과 육아 등을 정작 ‘나의 일’로 여기고 정책 당사자들의 고민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분도 없어 보였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논의된 정책은 대통령이 작심하고 비판한 ‘백화점식 과제 나열’과 결코 달라질 수 없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만든 정책을 탁상공론이라면 자신은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란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있다고 했다.
백 퍼센트 맞는 말이다. 금기를 깨는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되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경기도가 현장에서 저출생 대책의 답을 찾는 것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나아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발로 뛰며 실천해서 해결하길 바라는 바다. 초저출생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대와 동서, 지역을 넘어 우리 모두가 넘어야 할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김 지사의 해법 속에 녹아있는 인식은, 부인한다고 해도 그의 화법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때리기로 읽혀진다. 앞서 22일 주간 실국장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독단적 대일본 협상은 실망스럽고 우려스런 결과’라거나 27일 열린 경기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의 청년일자리 문제를 강조한 뒤 ‘기후 정책’ ‘근로시간 정책’으로부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관련 헌재 결정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반응에 대한 비판, ‘지역화폐’ 등 여러 발언으로 이어진다.
어젠다를 가리지 않는다. 윤 정부와 각을 잔뜩 세우며 정면 비판하면서도 자신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현재 수행하고 있는 경기도지사로서의 임무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경기도와 도민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제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인구가 1400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일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며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출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강변한다.
그의 화법이 여의도 정치인 화법이건 아니건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사사건건 대통령이나 정부와 대립각을 보이며 겨루는 모양새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그 스스로 자신과 경기도에 대한 현 정부, 더 엄밀히는 검찰의 과도한 압수수색에 대한 불만이 가득할 수는 있으나 큰 정치를 생각할수록 ‘경기도공화국’ 속에 갇혀 항거하듯 하는 모양새가 좀 안쓰러보인다는 것을 알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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