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개발 中 게임사 신작 흥행 조짐… 韓 게임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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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스타레일, 한국·일본·중국·대만·미국·캐나다 등 전 세계적 흥행 조짐
국내 서브컬쳐 게임 열풍에 대형 경쟁자 등장… ‘원신’ 쇼크 재현 우려
“문제는 기업의 투자 규모… 게임사 국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1 14:10:37

▲ 중국 호요버스의 글로벌 턴제 수집형 RPG 신작 ‘붕괴: 스타레일’ . 구글 앱스토어 캡쳐

지난해 ‘원신’의 흥행으로 국내 게임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중국 게임 개발사 호요버스의 신작이 글로벌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앞다퉈 하위문화(서브컬쳐)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호요버스의 신작이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붕괴: 스타레일’(스타레일)이 지난달 26일 앱스토어(ios)·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PC·에픽게임즈 스토어 등을 통해 정식 출시됐다. 스타레일은 호요버스가 출시한 턴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붕괴 3rd’를 통해 인기를 얻은 ‘붕괴’ 지식재산(IP)을 활용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레일은 지난달 30일 기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매출 2위에 오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스타레일이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게임 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스타레일을 제작한 호요버스는 글로벌 인기 모바일 게임 ‘원신’을 제작한 회사로 이미 국내 게임계에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원신 2022 여름 축제’는 대한민국 게임 업계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게임이 한국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는데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중국 게임의 성장이 피부로 느껴진 것이다. 원신 제작사 호요버스는 해당 행사에 약 3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호요버스의 성공은 최근 한국 게임 업계에 부는 서브컬쳐 게임 열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감춰져 있던 서브컬쳐 게임 수요가 드러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서브컬쳐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넥슨게임즈는 2021년 2월 일본 시장에 ‘블루 아카이브’를 출시하고 2021년 11월 한국 서비스를 출시하며 서브컬쳐 게임 시장에 눈길을 돌렸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11월 서브컬쳐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를 출시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서브컬쳐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한국 서비스를 맡았다. 이어 올해 1월 ‘에버소울’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빅게임스튜디오는 올해 상반기 ‘블랙 클로버 모바일’을 출시할 예정이다.

▲ 지난해 7월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원신 여름축제'의 흥행은 국내 게임 업계에 경각심을 줬다. 원신 공식카페 캡쳐

여기에 대부분의 서브컬쳐 게임들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미국 등 글로벌 서비스를 이미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만큼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개발사인 호요버스의 신작은 강력한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레일은 애플 앱스토어 기준 일본·중국·대만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순위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4위·캐나다 3위·독일 5위 등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선전 중이다. 서브컬쳐 게임 특유의 현금 결제 유도에 거부감이 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흥행하며 IP 파워를 입증했다.

스타레일과 관련해 게임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원신의 성공을 이미 본 입장에서 같은 개발사가 이미 흥행한 IP를 바탕으로 신작 게임을 낸다고 하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요즘 게임사들이 서브컬쳐 게임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작의 등장이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다만 스타레일의 흥행이 국내 게임의 흥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큰 범위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묶이지만 실제로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는 만큼 원래 공략하려고 했던 계층과 겹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타겟을 설정할 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세분화한다”며 “스타레일은 턴제 방식을 채용해 기존 게임들과 겹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레일의 흥행을 두고 국내 기업들도 호요버스의 사례처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 회사 개발팀 직원은 “스타레일의 경우 초기 개발진만 500명이 넘는다고 알려졌다”며 “원신 때부터 국내 게임 회사에서 저런 게임을 만들려고 하면 회사의 지원이나 인력 투입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중국 게임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런 것보다 기업이 게임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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