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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보기술(IT)·게임 업계에 ‘포괄임금제’에 따른 ‘장시간 노동’이 널리 퍼져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 위원회(IT 위원회)는 올해 3월 IT·게임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포괄임금제로 겪는 부당 사례, 혹은 장시간 노동 사례를 제보받기 위해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IT·게임 업계 11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111곳 중 포괄임금제를 사용 중인 회사는 84곳(76%)으로 집계됐다. 또 포괄임금제 사업장이라고 응답한 84곳 중 74곳(88%)은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39곳(46%)은 ‘심각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IT 위원회는 “(응답자들은) 포괄임금제를 ‘임금을 줄이고 장시간 노동하게 만드는 제도’로 정의하며 ‘인력 자유이용권’처럼 악용되다 보니 야근을 당연시하는 풍토가 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IT 위원회는 정부의 ‘근로 시간 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견해를 밝혔다.
IT 위원회는 “정부는 유연한 근무 방식을 확대하기 위해 근로시간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현행 근로기준법으로도 1개월, 연구개발 시 3개월 단위로 선택시간 근로제를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 있던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는 정책도 작동하지 않아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장시간 노동의 제한을 풀겠다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발표로 또다시 과로사와 과로자살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IT·게임 업계는 이전부터 ‘판교의 등대’ 혹은 ‘판교의 오징어잡이 배’ 등으로 불리며 장시간 노동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IT·게임 업계는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여기에 52시간 상한제를 시행했음에도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포괄임금제의 경우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IT 위원회는 “포괄임금제 하에서는 사용자가 초과 노동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에 노동시간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노동시간을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줄여야 할 이유도 없고 줄일 기준조차 마련되어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IT 위원회는 이번 설문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포괄임금제 실태를 설명하고 폭넓은 조사와 개선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포괄임금제 폐지 △근무 시간 기록 의무화 △초과 노동에 대한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오세윤 IT 위원회 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69시간으로 상징되는 이번 발표는 결국 특정 기간 초장시간 노동, 즉 크런치 모드를 전 산업에 확대하겠다는 것이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크런치 모드 확대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크런치 모드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IT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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