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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라던 전직 대통령이 자원봉사자에게 ‘밥’을 가지고 급을 나누다니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서울 강북에서 직원 75명을 채용한 중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A씨는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 책방 자원봉사자 열정페이 논란’을 두고 이같이 밝히며 혀를 찼다.
평산 책방은 열정페이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자원봉사자 모집을 마감했다. 평산책방은 5일 공식 SNS를 통해 이달부터 7개월 동안 오전과 오후 각각 4시간씩, 종일 9시간 자원봉사 할 사람 50명을 선착순으로 받는다는 공지사항을 올린 후, 혜택으로 평산책방 굿즈나 점심 식사 및 간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점심 식사는 8시간 근무하는 ‘종일 봉사자’에게만 제공한다. 오후 2시까지 근무해서 사실상 통상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근무하는 봉사자들에게는 점심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A씨는 “문재인정부 때 소득주도성장을 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오른 최저임금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다”며 “보통 업자들도 풀타임 고용 못해서 급여를 쪼개서 주더라도 밥은 반드시 챙겨 먹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장이 사원에게 밥을 먹이는 것, 회사에서 사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 일터에서 직원이 끼니를 해결 하는 것, 그건 봉사건 노동이건 ‘사람이 먼저 사는 사회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최저임금 올리자고 편의점에서 바코드 찍던 사람이 열정페이에 밥까지 안주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소장한 책 1000권을 포함해 3000권 규모로 영업하는 곳으로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6일간 문을 연다. 개점 후 일주일 만에 1만여명이 찾아가 책 5582권을 구매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산책방은 매일 책 구매자 100명에게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재배한 새싹 모종과 평산책방이 찍힌 스탬프, 지지자가 수제작 한 책갈피를 선물을 줘 인기를 끌고 있다.
‘문재인의 책’을 비롯해 ‘그림책’, ‘시’ ‘어린이 청소년’ ‘사회과학’ ‘자연과학’ ‘인문’ ‘에세이’ ‘소설’ 등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문재인의 책’ 코너에는 문 전 대통령 저서 ‘사람이 먼저다’와 ‘문재인의 약속’ ‘검찰을 생각한다’ 등이 비치돼 있다.
‘수익사업’을 두고 왜 ‘자원봉사 인력’으로 대체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도 일산에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K씨는 “출판사에서 보통 정가 대비 70%에 유통업체에 서적을 판매하는데 평산책방의 경우 업계 관행상 도매할인을 받아 60% 정도에 공급받았을 것”이라며 “한 권당 1만8000원씩 잡으면 한 권 당 7200원의 수익이 남게 되고, 일주일동안 5582권을 팔았으면 40000여만 원의 수익이 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이면 1억6000여만 원의 수익이 나는 재단법인의 민간책방에서 어째서 자원봉사자를 통해 책을 판매하느냐는 것이다.
실제 문재인 지지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해당 자원봉사자 모집글을 두고 왈가왈부가 이어졌다. 이날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적어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면 본인 신념에 맞게 사비를 들여서라도 책방이 적자가 나도 모든 책방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에 다른 지지자들도 “만약 평산책방에서 무급봉사하면 정치지망생” “문재인종교가 되는 것” “공격당할 게 뻔한데 단 톡 방에서만 공유해야된다” “이런 글 올리지 말고 신청부터 하셔라”는 등의 반응이 엇갈리며 자중지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산책방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 마감합니다. 너무 많은 관심과 신청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선착순 마감이 끝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책방은 문 전 대통령은 직접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직접 방문객을 응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이 참여한 운영위원회가 맡아 운영하는데, 문 전 대통령은 책방 수익을 전액 재단에 귀속하고 이익이 남으면 평산마을·지산리·하북면 주민을 위한 사업과 책 보내기 같은 공익사업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평산책방을 거점으로 ‘책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북클럽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재단법인 평산책방을 통해 세금지출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율 회계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판매 물품이 책이라 부가가치세를 안 내고, 문화예술 창달에 공헌하는 공익법인이라는 이유로 법인세를 안 낸다”고 썼다.
K씨도 “‘클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목적’을 명확하게 했을 때만 ‘공익사업’이지 두루뭉술하게 ‘공익사업’이라고 하면 그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확인도 못 한다”며 “나중에 회계내용을 파악하려고 세무조사 들어가면 ‘정치보복 프레임’ 씌우기 딱 좋은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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