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 실업률 ‘사상 최대’ 20% 돌파… 깊어지는 청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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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한 명꼴로 취업 못해… 5년 새 두 배 껑충
과도한 고등교육 경쟁·코로나19 경기 침체 맞물려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1 14:14:53

▲ 2021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화중사범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20%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8년 10% 수준이었던 실업률이 5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하면서 중국 청년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만 16~24세 중국 청년 실업률은 20.4%로 나타났다고 1일 발표했다. 고용 적령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급격한 실업률 증가는 제조업 등에 대한 중국 청년들의 기피 현상 증가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가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교육 수준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1990~2000년대 출생)가 교육·금융·부동산·과학기술 등 비제조 부문으로 취업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화이트 칼라’ 직종으로 구직자가 몰리는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인텔리전스 유닛의 이침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으로 침체 국면에 빠진 기업들이 채용을 주저하는 사이 요식업, 관광업과 같이 고등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중국 대학들의 졸업 시즌이 다가오며 당국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사상 ‘최다’인 1158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6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자 청년들의 고민 역시 커지고 있다.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구직 활동 중인 인그리드 씨에(26)는 영국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유일하게 구직에 성공했던 직장은 호주 한인 마트였다”면서 “취업난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국은 국유 기업에 100만 명 이상의 인턴 채용을 주문하는 한편 도시 지역 일자리 12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조업 분야의 부족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직업 훈련 학교 설립을 늘리기 시작했다.

지방 정부 역시 고용 창출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상하이를 비롯한 일부 지방정부는 올해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는 기업에 고용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며 연수 프로그램 확대 등 자체 일자리 마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의 동떨어진 현실 인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월 관영 언론을 통해 “청년들의 눈이 너무 높다”면서 “고난을 추구하라”며 청년들의 농촌행을 권고했다.

이에 발맞춰 중국 당국은 과거 ‘하방 운동’을 연상시키듯 청년들의 농촌행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당국의 태도를 두고 “부와 풍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오늘날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꼬집었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