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사퇴’ 후폭풍 휘말린 이재명 “결과 무한 책임지는 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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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취 문제 얘기인가’ ‘권칠승 조치하나’ 등 질문엔 묵묵부답
‘이래경 인선·권칠승 발언 논란’ 이재명, 여권·비명계 책임론↑
“李, 고개 숙여 사과하고 사퇴하여 책임져라” 한 목소리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7 17:20:58

▲ 최원일(오른쪽) 전 천안함장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전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당 혁신위원장 선임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한 것에 대해 리더십 논란이 일자 7일 “당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 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 비명계는 해당 논란에 대해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사실상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현하되 이후 조치사항 등에는 ‘묵묵 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 대표 책임론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당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결과에 대해서는 언제나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대표가 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그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인가’ ‘사과할 계획이 있나’ 등을 묻는 질문에는 어떠한 답을 하지 않았다.

천안함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유감을 표했다. 5일 권 수석대변인은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겨냥해 “무슨 낯짝으로 얘기를 한 것인가.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 전 함장은 이 혁신위원장의 과거 ‘천안함 자폭설’에 항의하며 그의 해촉을 요구했는데 이 같은 대답을 받은 것이다. 이에 최 전 함장은 전날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항의하고 면담을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당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데 천안함 장병과 유족, 마음의 상처를 받은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아울러 저는 국회 장관 청문회에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계속 수석대변인직을 수행하나’ ‘최 전 함장과 만날 생각은 없나’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했다. 오른쪽은 2018년 1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시민사회 원로에게 정치개혁을 위한 고견을 듣는다' 시국 간담회에 참석한 이래경 (사)다른백년 이사장. 뉴시스

한편으로 여당과 당내 비명계는 이 대표와 권 수석대변인의 이번 물의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며 맹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혁신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어느 때보다 신중했어야 함에도 상식 밖의 인물로 이미 국민께 상처를 줬다"며 "마치 작은 헤프닝인 양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사퇴하면 그만이라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권 수석대변인이 최 전 함장을 겨냥해 ‘부하들을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민 가슴에 피멍 들게 한 막말”이라며 수석대변인직 사퇴와 국회 차원의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쯤 되면 ‘천안함 자폭’ 운운했던 이래경 명예이사장의 막말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전체가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직도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이 이사장에 대해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의 인선은) 제정신을 갖고 한 결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권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해서도 “현재 민주당의 의사 결정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은) 경악할 망발”이라며 “(이 대표는) 즉시 석고대죄하고 망발 당사자들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와 계파갈등의 대척점에 놓여 있는 비명계는 이 대표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논란 소지가 분명해 보이는 인물을 이 대표가 강성 친명계 논란이 예고됐던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배경 또한 비명계 제압에 있다고 봤다.

이상민 의원은 이 대표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전날 KBS 라디오에서 “신위 자체도 처음부터 이렇게 돼서 그 권위가 제대로 리더십이 발휘가 될까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쪽부터 자신의 결함이 안고 출발을 했고 그 이후 여러 가지 리더십 발휘하는 중요 대목에서 제대로 발휘도 못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게 이재명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퇴진하는 것이 맞다”며 자진사퇴를 주문했다.

사실상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이 대표 체제에서 꾸린다고 하더라도 인선에 신뢰가 사라진 만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 셈이다. 일각에서는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 원내대표 대행체제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내부 분열이나 갈등을 오히려 최소화하는 그런 쪽으로 지혜와 역량을 모으지 않을까 싶다”고 여지를 뒀다.

이 의원은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비판 발언에 대해서는 “경솔했던 것이고 감정적 표현이 표출됐는데 그건 해선 안 될 말”이라고 꼬집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