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탈당에 국민의힘 ‘발칵’…TK 당원들 탈당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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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10일께 출국…“인생 3막 구상”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6 14:22:16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하자 국민의힘 당사 팩스가 빗발치는 당원들 탈당계에 고장까지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 홍 전 시장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가운데 그는 “인생 3막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 전 시장은 정계와의 접점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과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장은 이날 오전 비공식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김 후보가 최근 홍 전 시장과 통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통화에서 홍 전 시장에게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통화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홍 전 시장은 5일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그는 “43년 전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로 출발한 것이 내 인생 1막이었다면 30년 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들어와 정치를 시작한 게 내 인생 2막이었다”며 “내가 당을 떠난 건 내가 당을 버린 게 아니라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 그 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인생 2막을 정리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인생 3막 구상을 위해 지인이 있는 미국에 잠시 다녀오겠다. 세상사 잊고 푹 쉬면서 인생 3막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10일께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9일은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 마감 시한으로 지목한 날이다. 이에 홍 전 시장이 당의 혼란 최소화를 위해 멀리에서 대선 판도를 지켜본 뒤 정계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지지층을 감안해서라도 선뜻 정계 은퇴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홍 전 시장이 탈당하자 국민의힘은 당원들의 탈당 러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례로 대구 지역 정가에 의하면 홍 전 시장이 지난달 30일 탈당계를 내자 대구시당에는 그를 따라 탈당하겠다는 당원들의 탈당계 제출이 이어졌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탈당계가 많이 오고 있다. 탈당계가 너무 많이 팩스로 오자 팩스가 고장 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팩스 접수가 불가능해지자 탈당 관련 문의가 전화로 쏟아지기도 했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전화가) 많이 올 때는 계속 오고 그렇지 않을 때는 5분에 한 번 가량 왔다”고 했다. 아예 대구시당을 방문해 탈당계를 접수하는 당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보수의 심장’ 대구 지역 당원들의 대량 탈당은 국민의힘에 치명적이다. 홍 전 시장은 수십 년간 몸담은 국민의힘에 대한 애정을 그간 누차 나타내왔다. 때문에 그로서는 쉽사리 정계 은퇴 후 재야에 머물 수 없는 처지다. 홍 전 시장은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오른 회원들의 탈당 목소리에 “미안하다”는 심정을 남기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1954년 경남 창녕의 빈농 가정에서 태어났다.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 사건 수사 과정에서 ‘6공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해 일약 스타 검사로 부상했다. 이는 1995년 TV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가 됐다.

홍 전 시장은 1996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권유로 신한국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탈당 및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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