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당분간 2300선 ‘맴맴’… 반도체·가치株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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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10년물 연 5% 돌파하자 코스피 7개월 만에 2300선 추락
증시 당분간 약세장 전망… 내달 초 美 FOMC·고용지표 분수령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22 10:46:51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직전 주인 13일 대비 3.3% 내린 2375.0에 거래를 마치며 7개월 만에 2400선 밑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6.5% 하락한 769.25에 마감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7개월 만에 24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이틀간 790선·770선이 연달아 붕괴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데 이어 한국은행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동결을 이어 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코스피가 2300선에서 맴돌 것으로 보면서 반도체·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직전 주인 13일(2456.15) 대비 3.3% 내린 237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400선을 내준 것은 3월21일(2388.35) 이후 7개월 만이다. 장중에는 2364.01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은 더 약세였다. 일주일 전(822.78)보다 6.5% 하락한 769.25에 마감했다. 19일 790선이 깨진 지 하루 만에 770선마저 무너졌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게 투자 심리를 꺾은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5.001%를 기록했다. 이 금리가 5%를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소매판매 등 고용·소비지표가 모두 강하게 나타난 점이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예산을 추가하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악재로 다가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0일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연말 최종금리 수준은 연 5.6%로 현 금리(연 5.25~5.50%)보다 높은 상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언급으로 재정적자 우려·하원의장 선출 지연과 이스라엘 지원 예산 편성 난항에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 100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지만 난항이 예상돼 임시예산안 시한인 내달 17일까지 증시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코스피지수(왼쪽)와 코스닥지수(오른쪽)의 3개월간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한은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점도 증시 한파를 불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 경로보다 올라 국가경제 전체를 위해 어떤 것을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경우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증시는 당분간 약세장을 이어 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23~27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로 2380~2480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언더슈팅(단기간 하락) 시킬 수 있는 변수”라며 “다만 현 주식시장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패닉 셀링(공황매도)에 의한 단기 언더슈팅’일 가능성이 높아 추가 조정 시 매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초로 예정된 11월 FOMC와 미국의 10월 고용지표 발표 후 증시 변동성이 차츰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기 위해서는 금리와 전쟁 노이즈가 완화돼야 한다”며 “결국 내달 첫 주에 예정된 FOMC와 10월 고용지표에 관심이 쏠리는데 미국 9월 고용지표에 자동차 파업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과대계상 가능성이 있어 10월 지표가 시장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증권가는 증시 불황 속에서 반도체와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는 업황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차별적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고 가치주는 과도한 금리 부담이 완화된다면 연말 배당 수요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하는 구간에서 반도체와 가치주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도 “대만의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이 맞물려 가격이 조금씩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