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챗GPT ‘목소리 도용’에 펄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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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캐스팅 거절… 오픈AI가 데모 공개
새 GPT-4o 공개와 맞물려 영화 ‘Her’ 연상 물의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1 16:47:05

▲ 인공지능 챗GPT 음성서비스 목소리가 유명 여배우 스켈렛 요한슨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서비스의 일시 중단이 결정됐다. 오픈AI는 도용을 부인하고 있으나 요한슨은 법적 대응에 나설 분위기다. 연합뉴스

챗GPT에 미국 유명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도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오픈AI가 해당 음성 서비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요한슨이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펄쩍 뛰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19일(현지시간) 오후 블로그에 “챗GPT 특히 스카이의 목소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사용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픈AI는 보고 듣고 사람과 음성으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새 인공지능(AI) ‘GPT-4o’(포오)를 13일 공개해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GPT-4o는 이용자 질문에 곧바로 답하며 대답 도중 끼어들어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GPT-4o가 응답에 걸리는 시간이 최소 232밀리초(ms·1000분의 1초), 평균 320밀리초라서 실제 인간끼리의 대화와 별 차이 없다.

이 AI 모델의 화제성은 기능뿐만이 아니었다. 목소리만 존재하는 AI와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2013년 개봉작 영화 ‘그녀’(Her)와 비교돼 주목받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GPT-4o 공개 후 이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그녀’로 지칭해 더욱 해당 영화를 연상시켰다.

다만 실제 영화에 AI비서로 목소리 출연한 배우 요한슨과 챗GPT의 ‘스카이’ 음성이 너무 흡사하다는 게 문제였다. 오픈AI가 요한슨 본인 허락 없이 AI 기술로 그녀의 목소리를 복제해 낸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대된 것이다. 오픈AI는 터무니없다며 일축했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고 결국 해당 서비스 중단에 이르렀다.

오픈AI 측은 “요한슨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카이를 포함한 챗봇의 5개 목소리 모두 “수개월간 캐스팅과 녹음 과정을 통해 선정”됐으며 “성우와 영화배우들에게 수집한 약 400개를 14개로 추려 내부 팀이 최종 5개를 택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당사자 요한슨이 법적 대응에 나설 기세다. 요한슨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올트먼 CEO가 지난해 9월에 이어 GPT-4o 발표 전 연락을 해왔지만 고심 끝에 제안을 거절했다”며 자신의 목소리 사용을 허락한 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요한슨은 내 친구·가족·대중들 모두 ‘스카이’가 얼마나 나와 닮았나 주목했다”며 “공개된 영상을 접했을 때 가까운 친구들조차 구분 못할 만큼 내 목소리와 너무나 흡사해 충격 받았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올트먼 CEO가 ‘her’로 지칭해 이번 목소리의 유사성이 의도적인 것이었음을 드러냈다”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