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가 지속되면서 갚지 못하는 빚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대위 변제한 은행 빚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때 대출을 늘렸으나 복합 경제 위기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대폭 늘면서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29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1% 급증했다.
대위변제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 대출을 대신 갚아준 것이다.
대위변제액은 2021년 4303억 원에서 2022년 576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1조7126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 들어서도 70% 넘게 증가했다.
올해 대위변제액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2307억 원으로 가장 많고 △서울 1958억원 △부산 841억원 △경남 782억원 △인천 620억원 △경북 599억원 △대구545억원 등 순이다.
대위변제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은 소상공인 경영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소상공인은 코로나19를 겪으며 대출을 늘렸고 시간이 지나 상환 시기가 도래했으나 아직 은행 빚을 갚을 여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의 ‘1분기 소상공인 경영지표’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317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5만 원으로 23.2% 감소했다. 소비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되지 못했고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와 전기요금·인건비·임대료 인상 등으로 손에 쥐는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상공인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또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로 인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소상공인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이런 복합 요인 때문에 한계 상황에 몰려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에서 5월 사이 폐업 사유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657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3% 늘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2020년 7300억 원에서 2021년 9000억원, 2022년 9700억 원에 이어 지난해(1조2600억원) 처음 1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제 제도로 소상공인에게는 퇴직금 성격의 자금이어서 가급적 깨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제적 난항이 지속되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57.9로 전달보다 9.5포인트 내렸다. 전통시장 7월 전망 BSI도 47.6으로 15.4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소상공인 경영 애로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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