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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의 울림] 북한의 타임캡슐 ‘오물풍선’ 내용물을 보니

김태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12 06:31:20
▲ 김태산 前체코주재북한무역 대표·남북함께국민연합 상임대표
한국의 야당과 좌파는 물론 요즘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에도 북한의 오물풍선을 막으려면 탈북인들이 대북전단을 중단함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기에 이 글을 쓴다.
 
물론 북한이 앞으로도 또다시 오물풍선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오물풍선을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게 준비해야 보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장담하건대 제발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 달라고 요청해도 북한은 오물을 계속 보낼 능력이 안 되는 나라다.
 
한국에서는 쓰레기 몇 톤(t) 모으는데 불과 몇 시간도 안 걸리지만 북한은 몇 달 동안 수많은 행정 단위와 사람을 동원해야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물풍선의 내용물을 보라. 사실 북한의 평양을 비롯한 큰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99%는 석탄재다. 21세기인 지금 국가의 수도와 도시 주민이 석탄으로 밥을 짓고 난방을 하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이것을 북한 사람들도 알기에 부끄러워서 차마 석탄재는 오물 풍선으로 보내지 못하고, 그래도 고급 쓰레기로 골라서 보내느라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다.
 
처음 보낸 것들은 가축 배설물과 기타 잡쓰레기들을 섞어 보냈고, 그 후부터는 종이와 담배꽁초·페트병 등 쓰레기를 보내왔다. 북한은 농장 밭에 낼 거름이 없어서 굶주리는 나라인데 무슨 분뇨가 남아돌아서 계속 보내겠는가. 계속 보내려면 아마 몇 달 동안 모아야 겨우 한 번 보낼 수 있다.
 
그다음 담배꽁초를 보자. 그래도 김정은의 위신을 생각해서 여과봉이 달린 꽁초들만 골라서 보냈다. 한국에서는 노숙자도 여과봉이 달린 고급 담배를 피우지만 북한은 여과봉이 달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아마 쓰레기를 모아서 그냥 보내온다면 여과봉 없는 담배꽁초가 90% 이상일 것이다. 그러니 여과봉이 달린 고급 담배꽁초만 골라서 보내느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고를 했겠는가.
 
그리고 페트병이다. 쌀 살 돈이 없어서 굶주리는 북한 사람들 가운데 페트병에 담긴 음료를 마실 사람이 과연 몇 명이겠는가. 그 많은 페트병과 고급 담배꽁초를 풍선으로 보내려면 평양 외국인 호텔들의 쓰레기를 몇 달·몇 년은 모았을 것이다.
 
그다음 제일 많은 것이 폐지다. 한국에서 쓰는 그런 A4 용지에 비하면 종이의 질이 매우 낙후하다. 북한은 노동신문도 다시 회수해서 재생지로 쓸 정도로 종이가 부족하고 질이 형편 없다. 종이가 없어서 학생들의 교과서도 찍지 못하고 2대·3대씩 대물림을 하며 교과서 한 권을 두세 명씩 나누어서 볼 정도로 종이가 귀하다.
 
아마도 풍선 내용물을 본 사람은 글자가 하나도 없는 생생한 종이만 찢어서 보낸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종이 한 장에 찍히거나 쓰인 글자에서는 그 나라의 정치·경제·문화와 국민 생활의 면면을 엿볼 수가 있다. 그래서 북한은 자기들의 독재정치와 궁핍한 현실을 감추려고 글자가 전혀 없는 빈 종이만 찢어서 보냈다.
 
결론은 한국은 잘사니까 쓰레기가 넘쳐나서 처치 곤란이지만, 북한은 그런 생활 쓰레기조차 없는 가난한 나라라는 뜻이다. 오죽 못 살았으면 김정일 시대에는 프랑스에서 생활 쓰레기 수천t을 남포항으로 끌어들이고, 그 대가로 프랑스에서 외화를 받아 챙겼겠는가.
 
더 웃기는 것은 원자재가 없어서 수년간 공장 문을 닫았던 남포시의 수지 일용품 공장들이 프랑스 오물더미 속에서 폐비닐을 모아다가 생활필수품을 찍어 내면서부터 매달 국가 생산 계획을 완수했고 그 공로로 지배인들은 국가의 훈장도 받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프랑스 오물 속에서 외국인들이 버린 가스라이터 수천 개를 주워서 재생시켜 팔아서 큰돈을 벌었고, 폐지를 줍던 할머니는 쓰레기 더미의 낡은 책 속에서 미국 달러 뭉치를 발견해서 벼락부자가 되기도 했다. 결국 처치 곤란이던 프랑스 쓰레기가 북한에서는 귀한 보물로 변했고, 그 쓰레기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움까지 났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내 고향 북한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다시 말하지만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라고 해도 북한은 그럴 능력이 없다. 오직 김정은 정권의 마지막 발악일 뿐이다.
 
그리고 오물풍선의 원인 제공자는 탈북인이 아니다. 망해 가던 북한에 돈과 쌀을 퍼주어서 살려 내 핵폭탄까지 만들게 하고는 이제 와서 오물풍선이 무섭다고 징징거리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종북 좌파들이 오물풍선의 근본 원인 제공자이며 죄인들이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 김일성 가문을 돕지 않았다면 오물풍선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은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국민은 자신들의 죄를 탈북인들에게 덮어씌우는 이 나라의 정치인들과 종북좌파들에게 절대로 속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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