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입자 정보 멋대로 빼내… 통신사 판매점, 텔레마케팅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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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약정 만료 임박 또는 만료된 고객 개인번호로 영업 전화
통신사 측 “일부 지점 불법 영업 추측… 지속적 모니터링 및 조치 중”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3 13:11:29

일부 통신사 판매점들이 인터넷 가입자 개인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입수해 텔레마케팅에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관점’이라 불리는 판매점이 약정 기간 만료가 임박하거나 만료된 SK브로드밴드 등 주요 통신사 인터넷·TV 가입 고객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인터넷 가입을 영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 ‘이관점’이라고 불러달라며 정확한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해당 판매점은 SK브로드밴드 고객의 이름과 인터넷·TV 서비스 가입 관련 정보를 이미 알고서 인터넷 가입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판매점은 재계약이 필요한 통신사 고객에게 연락해 재계약을 하면 과거 가입시보다 더 큰 사은품을 제공할 수 있지만 관련 법령상 같은 통신사 인터넷을 해지 후 곧바로 재가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1년 간 다른 인터넷 통신사의 가입을 유도한다.

1년만 타 인터넷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한 뒤 다시 애초 사용하던 통신사로의 재가입과 이에 따른 사은품 제공을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판매점의 인터넷 가입 영업 전화를 받은 SK브로드밴드 가입자 A씨는 “SK브로드밴드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며 “가입시 보다 더 큰 사은품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은 둘째치고 정확한 소속을 밝히지 않는 ‘이관점’이 어떻게 내 개인 전화번호와 인터넷 가입 이력을 알고 영업 전화를 한 건지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신 3사의 인터넷·TV를 전부 판매하는 업체로 중간에서 통신 3사로부터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판매점일 것”이라며 “개인정보 1건당 가격을 쳐서 정보를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의 주된 통로로 인터넷 설치기사를 지목했다.

그는 “가장 많은 경우가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인터넷 설치기사를 통해 인터넷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치기사들은 방문 설치를 위해 그 고객의 인터넷·TV 서비스 가입시기를 비롯해 고객 연락처 및 주소 등을 전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 정보를 사들인 쪽은 해당 고객이 어느 통신사의 인터넷을 사용하는지와 언제쯤 약정 만료가 되는지 등을 파악해 그 시기쯤 연락해 인터넷 가입 영업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 개인정보를 사들인 해당 판매점이 고객에게 사은품을 명목으로 1년간 다른 인터넷 가입을 유도한 뒤 고객이 원래 사용하던 통신사 인터넷으로 재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통신사 양쪽에서 전부 가입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해당 고객에게 기존 인터넷 가입을 해지시킨 뒤 타 통신사 인터넷을 가입시키며 변경한 통신사에게 가입 수수료를 챙기고 1년 뒤 고객이 본래 사용하던 인터넷에 재가입을 시켜 다시 해당 통신사에 가입 수수료를 챙기는 등 양사에서 모두 수수료를 챙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