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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 사태 피해가 유통업계에서 쿠폰발행사로 번지고 있다. 모바일 교환권 발행업체 엠트웰브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즐거운도 현금성자산보다 유동부채가 3배로 ‘위험 단계’라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폰발행사 ‘즐거운’의 2022년 현금성자산은 260억 원,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1054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현금성자산은 350억 원, 유동부채는 1110억 원이다. 2022년과 2023년 유동부채가 현금자산의 4배·3배다.
즐거운은 △투썸플레이스 △뚜레주르 △떡참 등 프랜차이즈 쿠폰사업자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동부채가 현금성자산의 3배나 4배 많은 것은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현금 동원력이 없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티메프 사태 영향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플랫폼사·쿠폰발행사·프랜차이즈 등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인 셈이다.
21일에는 카카오 등에서 기프티콘을 유통하는 모바일 교환권 발행업체 엠트웰브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트웰브는 19일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판매 서비스 중지’라는 제목의 공문을 거래처에 보냈다. 엠트웰브는 최근 티몬·위메프 정산 대금 미지급 문제로 일시적으로 서비스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판매 중이던 기프티콘 상품도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고객센터도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기업회생절차 공문은 카카오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엠트웰브가 유통하고 있는 ‘본죽’과 ‘할리스’ 기프티콘 판매를 중단했다. 해당 브랜드 기프티콘에는 ‘점검 중인 상품입니다’란 표시가 돼 있어 구매가 불가능하다. 기존에 구매한 이들 브랜드 기프티콘의 사용도 막혔다. 카카오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용 중지된 기프티콘을 현금으로 100% 환불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달 1일 e쿠폰(모바일 상품권)의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며 서비스 점검에 나섰다. 또 KT알파가 운영하는 모바일 쿠폰 대량발송 서비스 ‘기프티쇼 비즈’도 지난달 31일부터 스타벅스 전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스타벅스의 모바일 상품권은 B2B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흔하게 활용할 정도로 범용성이 크다. 티메프 사태로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업체도 타격을 입을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사태는 복잡한 모바일 쿠폰 유통 구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모바일 쿠폰 유통은 브랜드사와 쿠폰사업자, 플랫폼사의 계약에 따라 이뤄진다. 브랜드사가 상품권 발행을 위탁하면 쿠폰사업자가 이를 발행하고 플랫폼사는 판매와 발행 후 판매를 맡는다.
문제는 현금으로 정산받기까지 길게는 60일 넘게 걸린다. 여기서 문제는 쿠폰 판매사의 자금 여력이 티메프 사태로 부족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쿠폰 사업자들이 티메프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로 해피머니의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는 티메프 사태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도 모바일 쿠폰의 신규 발행을 잠시 중단해 피해 확산을 멈추고 쿠폰사업자 등 판매자의 자금 현황을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티메프 사태가 커지면서 이달 들어 쇼핑몰 1300K가 운영 종료를 선언한데 이어 알렛츠까지 사이트를 닫았다. 6월30일자로 영업을 중단한 ‘바보사랑’과 ‘알렛츠’ 등은 고질적인 유동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문을 닫기 전 정산주기를 늘리거나 ‘회계 프로그램 오류’등의 핑계를 대며 정산을 지연한 적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유통플랫폼·쿠폰발행·프랜차이즈 등 어디서 어떻게 튈지 모르는 폭탄인 셈”이라면서 “이런 사태일수록 자금 유동성이 탄탄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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