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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이 곧 세계 최고 미국을 제칠 수 있다는 미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국가안보를 내세워 이 분야의 수출 통제에 힘써 온 미 정부로선 긴장할 만한 내용이다. AI 산업이란 빅데이터가 큰 자산의 하나이기에 중국처럼 거대 인구을 가지면서 개인정보 보호 인식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나라일수록 유리할 수 있다. 국가 주도 특유의 효율성을 발휘하기 쉬운 것도 중국의 강점이다.
미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고자 미국이 광범위한 노력을 펼쳐 왔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간 미국의 조치가 중국이 자국 생태계를 발전시키도록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며 “AI에 대한 끊임없는 추진력과 전략적 투자로 미국을 따라잡거나 추월하기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의 AI 관련 논문이 더 자주 인용되며 민간부문 참여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상태이긴 하지만 논문 수량 최다국은 중국이고 경쟁력 역시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23년 기준 중국 정부 소속인 중국과학원과 칭화대가 나란히 논문 수 1·2위를 차지했다. 물론 논문 ‘인용’ 순위 1~2위는 알파벳과 버클리대, 7위 서울대에 이어 중국과학원이 9위를 기록했지만 이 순위 역시 언제 어떻게 바뀔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I 특허 보유건수에선 중국이 미국을 이미 크게 앞섰다. 2010~2022년 중국은 총 11만5000건 특허를 출원해 이중 3만5000여 개 특허를 획득한 데 비해 미국은 2만7000여 건을 출원해 1만2000여 개 특허를 획득했다. 중국이 미국의 약 3배 수준인 셈이다. 2023년 생성형 AI 관련 특허 보유 순위에서도 2000개 넘는 특허를 보유한 텐센트 등 중국 기업과 기관이 1∼4위를 휩쓸었다. 특허 보유 상위 20위 중 13곳이 중국 기업 내지 기관이다.
미국은 IBM과 알파벳이 각각 500개 안팎의 특허를 보유하며 5위와 8위에 그치는 등 상위 20곳 중 4곳만 포함됐으며 삼성전자가 알파벳보다 한 단계 위인 7위다. 보고서는 칭화대를 중국 AI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꼽았고,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유치해 연구에 매진하는 이른바 중국의 ‘AI 4대 호랑이’ 지푸AI·문샷AI·미니맥스·바이촨 등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큐원 1.5와 지푸AI의 챗GLM3 등 AI 모델 성능이 미국의 일부 모델을 능가하는 등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 중이다. 또한 미국보다 이 방면의 민간투자가 적은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으며 국가적 투자·지원이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 발전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중국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호단 오마르 수석정책관은 “중국을 복사기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시대에 뒤쳐진 인식”이라며 “중국이 미국에 필적할 AI 혁신 생태계를 발전시켜 최첨단 글로벌 모델을 생산 중이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이 중국을 모방하는 위치에 서게 될 수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요약했다. 아울러 “AI 연구·개발에 대한 민간 투자 촉진과 함께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 프로세스 활성화와 포괄적 국가 AI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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