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채 연체율 10년 내 최고… 고물가 등 ‘복합 충격’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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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파산 신청 기업 987건… “코로나19 때보다 2배 더 많아”
가계 취약차주·한계기업 연체율 4년 새 ‘껑충’… 기준금리 인하 절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5 11:42:56

▲ 고물가·고금리·시장 변동성 확대 등 복합 충격이 가계 및 기업의 부채 연체율에 주는 영향에 대한 분석. 한국경제인협회

길어지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가계·기업 등 민간부채 부실화가 위험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5일 ‘민간부채 부실화 위험 증가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가계·기업부채 연체율이 최근 1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이 2020년 1분기 기준 7.7% 수준에서 4년 새 10%로 올랐고, 한계기업 연체율(저축은행 기준)도 같은 기간 2.4%에서 11.3%로 급증해 부채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상반기 파산 신청 기업 수는 987건으로 코로나19 기간인 2021년 상반기(428건)보다도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최근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및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 등으로 민간부채의 연체율과 부도율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금융 시장 불안에 따라 부채 부실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기업부채가 가계부채에 비해 연체율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났고, 특히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등 복합충격이 기업 부도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업 부문이 가계에 비해 복합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근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대출 부실화를 방기하기 위한 금리 인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이 금리 변화가 민간부채 이자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향후 1년 동안 기준금리를 0.25%p씩 세 번 인하할 경우 기업 대출 이자부담이 4조4200억 원·가계부채 이자부담은 4조53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계기업의 이자부담 감소액은 약 4000억 원, 취약가구의 이자부담 감소액은 약 2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위원은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민간부채 리스크의 신속한 해소가 필요하다”며 “고물가나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은 정책을 통한 통제가 어려운 외생적 요인인 만큼 한국 경제의 리스크 완화를 위해서는 고금리 유지의 적절성을 합리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리 외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간 부채의 총량 관리도 중요하다”며 “금리 인상·인하기에 따라 규제 강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합리화’나 ‘차등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여신제도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