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의 영예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의 소설가 한강(53)에게 돌아갔다. 2016년 맨부커상 수상에 이은 한 작가의 개인적 영광이자 문화 강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밝히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앞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게 중국·일본 작가였으므로 한국에 조만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과 이번엔 ‘시인’에게 수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매년 이맘때면 거론되던 한국 후보가 시인이었고 번역 소개 면에서도 가장 유력해 보였으나 몇년 전 ‘미투 열풍’ 속에 가능성을 날려 버렸다.
알프레드 노벨의 기준에 따르면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이라지만 다양한 면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자체가 해당 국가나 언어권 최고의 문학성을 의미하진 않는다. 주요 언어가 아니거나 번역될 기회를 갖지 못하면 기본적으로 심사 대상이 될 수 없으니 문학상은 다른 부문에 비해 공정성이 떨어진다.
또 인종·민족별 문화권별 정치적 안배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무시 못할 무게감을 가지는 게 노벨문학상이다. 해당 작가의 모든 것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며 여기엔 그의 모어를 비롯해 국가적·역사적·사회적 배경 등이 포함된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시상됐으며 121명이 상을 받았다. 과학 분야와 달리 공동 수상은 드물다(1904·1917·1966·1974년 등 4차례뿐). 제 1·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최다 수상자들 낸 나라는 프랑스(16명)다. 이어 미국(13명) 영국(12명) 스웨덴(8명) 독일(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구미 국적자였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로는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문학상은 2012년 이후 예외 없이 남녀가 번갈아 선정돼 왔다. 지난해 수상자는 남성 작가 욘 포세였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는 일이 두 차례 있었다. ‘닥터 지바고’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1958년 수상자로 선정돼 처음엔 수락했으나 이후 당시 소련 정부의 압력 등으로 수상을 거부해야 했다. 1964년 프랑스의 철학자·작가 장 폴 사르트르의 노벨상 거부도 유명하다. 권위의 부정이었고 본인의지에 따른 거부였다.
최연소 수상자는 ‘정글북’을 쓴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이며(1907년 당시 41세), 2007년 87세이던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 최고령 수상자다. 특이한 수상자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있다. 군인·정치인이면서 1953년 회고록 등으로 문학상을 받았다. 논란이 된 사례는 2016년 미국 ‘포크록의 전설’ 가수 밥 딜런의 수상이었다.
수상자에겐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 원)와 메달·증서가 전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한강 작가의 시상식 당일의 메시지·패션, 축하공연 등 모든 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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