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지원 교육서 만든 포트폴리오 해킹… “취업용인데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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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컴퓨터 교육서 포트폴리오 제작했는데 ‘디페이스’ 공격 당해
포트폴리오 나와야 할 사이트에 우스꽝스러운 인터넷 사진만 노출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15:29:38

▲ 국비 지원 컴퓨터 교육 학원 '이젠컴퓨터아카데미'에서 교육을 수료한 한 학생의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해킹 공격을 당해 해커에 의해 조작된 화면이 표시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개발자 등 정보기술(IT) 취업자 양성 국비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컴퓨터학원의 수업을 수강한 일부 학생의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보자는 본지에 국비 지원을 받아 프로그래밍·UI 디자인·영상 편집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젠컴퓨터아카데미’ 교육을 수료한 일부 학생의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약 2~3일 전부터 현재까지 접속되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제보자가 확인한 피해 학생들의 포트폴리오 사이트는 총 9곳으로 모두 ‘닷홈’이라는 무료 홈페이지 호스팅 서비스 제공 업체에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젠컴퓨터아카데미 전국 지점별로 확대하면 피해 학생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본지가 직접 사이트에 접속해 한 포트폴리오을 확인해 보니 해커에 의해 사이트가 해킹을 당했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또 해커의 닉네임이 포함된 이메일과 함께 우스꽝스러운 인터넷 사진인 일명 트롤페이스(Trollface)가 춤을 추고 있는 화면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을 클릭하면 일본 만화 주제곡이 흘러 나왔다. 피해 사실을 확인한 9곳 사이트 모두 같은 화면이 노출됐다.

국비 지원 컴퓨터 학원을 통해 교육·제작한 홈페이지가 ‘디페이스’ 공격을 받은 것이다. 디페이스는 화면 위변조 공격으로 웹사이트의 화면을 해커가 마음대로 바꾸고 단순히 자신의 해킹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화면을 띄워놓는 공격 방식을 말한다.

자칫 장난처럼 여겨지는 해킹 공격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해당 포트폴리오에는 연락처·이름·사진 등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는 점이다.

본지는 원본 사이트 내 연락처로 한 피해자에게 연락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피해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자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컴퓨터 교육을 수료하면서 직접 코딩해 만든 포트폴리오인데 해킹 공격을 당했다니 너무 당황스럽다”며 “컴퓨터 학원에서 호스팅 서비스 계정의 비밀번호를 통일해 생성해주고 추후 변경하라고 고지했는데 별다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해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았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최근에 취업 준비 중인데 취업에 꼭 필요한 포트폴리오가 해킹 공격을 당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개인정보 침해 신고 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받으라고 전달했다.

보안업계에 정통한 제보자는 “취약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크리덴셜 스터핑(다른 곳에서 유출된 로그인 정보를 다른 계정에 대입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행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교육기관에서 관리 목적으로 알기 쉬운 비밀번호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안에 취약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사이버 공격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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